12번 마이너 강등, 은퇴 6년 만에 단장된 무명 투수 "로스쿨 준비도 했었는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1.24 05: 06

LA 다저스 신임 단장으로 선임된 브랜든 곰스(38)는 무명 투수였다. 지난 2007년 드래프트에서 17라운드 전체 537순위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지명된 그는 선수 커리어가 일찍 끝날 경우를 대비해 로스쿨 지원도 준비했다.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LA타임스’에 따르면 곰스는 “모든 준비를 다한 상태였다. 추천서를 받았고, 로스쿨 입학 시험도 봤다”며 “팀에서 방출되면 로스쿨에 가서 학위를 받을 준비를 했다”고 떠올렸다. 
2010년 탬파베이 레이스로 트레이드된 곰스는 2011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5년간 이 팀에만 몸담았다. 통산 173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서 11승1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20의 성적을 남겼다. 불펜 추격조로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5년간 12번이나 마이너리그에 강등될 만큼 입지가 늘 불안했다. 

[사진] 브랜든 곰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때마다 곰스는 구단 운영 과정과 결정 방식이 궁금했다. 당시 탬파베이 단장이었던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에게도 자주 질문했다. 프런트가 바라보는 관점이나 선수로서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나아가 전반적인 선수단 구성 작업, 드래프트부터 육성 과정에도 호기심을 느꼈다. 프리드먼 사장은 “곰스는 프런트 오피스를 찾아와 많은 질문을 했다. 그는 건설적인 비판을 받고 더 나아지길 원했다. 이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기억했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르내리는 와중에도 곰스는 자신의 피칭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배우는 데 전념했다. 구단 데이터를 참조해 2015년 슬라이더 구사 비율을 높였고, 개인 최다 59이닝을 던지며 44탈삼진으로 발전을 이뤘다. 그는 “이렇게 하면 더 높은 효율성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사진] 브랜든 곰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탬파베이를 떠나 2016년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곰스는 빅리그 콜업 없이 6월에 방출된 뒤 선수 생활을 일찍 마무리했다. 그의 나이 만 32세. 그해 가을 탬파베이 시절 인연을 맺은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이 곰스에게 일자리를 줬다. 투수 코디네이터였다. 
2017년 본격적으로 다저스에 합류한 그는 워커 뷸러, 더스틴 메이, 케일럽 퍼거슨 등 지금 주축 투수가 된 유망주들의 성장을 도왔다. 2018년 선수 육성 디렉터, 2019년 부사장 겸 부단장으로 매년 승진했다. 능력을 인정받은 곰스를 향해 다른 팀들의 러브콜도 들어왔다. 뉴욕 메츠를 비롯해 여러 팀에서 단장, 부단장, 투수코치 등 다양한 자리를 제안했지만 “다저스에 남고 싶다”며 거절했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 브랜든 고메스 단장 /LA 다저스 공식 블로그
결국 프리드먼 사장은 지난 19일 공석이던 단장 자리에 곰스를 앉혔다. 선수 은퇴 후 6년 만에 단장 자리까지 오른 것이다. 프리드먼 사장은 “우리 선수 육성 시스템의 놀라운 발전에는 곰스의 손때가 곳곳에 묻어있다. 프런트로서 큰 기여를 했다”며 “곰스가 다저스에서 쌓아온 관계나 영향력을 보면 단장 역할도 충분히 잘 해낼 것이다”고 기대했다. 곰스도 “처음 기회를 준 구단에 뿌리를 내리고, 재능이 풍부한 스태프들과도 계속 일할 수 있어 이상적이다. 다저스에 매우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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