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 트레이드 성공작도 필요하다 [KS우승 비법 ⑧]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22.01.28 17: 06

지금까지 이런 프로야구 스토리는 없었다. 프로야구단 운영의 한축을 맡아 3년 프로젝트로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마침내 목표를 이룬 야구단 임원이 직접 밝힌 비법이다. 한국프로야구 40년사에 야구단 경영진이 팬들의 야구단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기 위해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에세이로 펼쳐낸 것은 처음이다. 프로야구단의 고위 임원으로 지내면서 팀을 어떻게 강팀으로 만드는지 그 과정 과정 하나씩을 세밀하게 풀어내 팬들에게 알려주는 첫 작품인 것이다. 물론 유진은 필명이고 등장인물은 가명으로 썼다. [편집자주]
-KBO 최초의 삼각 트레이드, 우승의 밑거름이 되다  
-트레이드는 선수도, 구단도 윈윈이 될 수 있다

 “I구단의 나종훈 선수를 데려오고 싶은데, 트레이드 카드가 잘 맞지 않아서 걱정이네요.”
윤경만 단장이 고민되는 얼굴로 내게 말을 건넸다. 2018시즌이 끝나고 재정비에 들어간 구단은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능력을 가진 선수를 영입해오고자 했다. K구단에는 장타력을 가진 타자들의 비중이 너무 커서, 홈런에 의존하는 경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2018시즌 동안 홈런이 나오는 경기는 이기고, 그렇지 않은 경기에서는 지는 패턴을 반복했었다. 
그래서 빠른 발과 함께 타격 능력이 뛰어난 나선수를 트레이드 해오고자 했다. 나선수는 I구단에서 매년 3할이 넘는 타율과 15개이상의 도루를 앞세워서, 팀의 득점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비가 좋지 않아서, 주전이 아닌 백업선수로 뛰고 있었다. 나선수는 주전으로서 규칙적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기를 바랬다.
I구단은 나선수를 트레이드로 내주는 대신 포수를 영입하기를 원했다. 한 시즌을 치루려면, 최소한 3명의 포수가 1군 경기를 위해 준비되어야 한다. 1군 주전과 백업선수, 그리고 이들 2명중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서 최소한 1명의 선수가 2군에서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포수라는 포지션이 부상을 많이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I구단의 경우 포수층이 얇아서, 신인선수를 백업 포수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K구단에서도 포수를 트레이드시킬 만큼 여유가 없었다. 결국 트레이드 카드가 잘 맞지 않아서, 이 협상은 더 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몇 주가 지난 후, 윤단장은 S구단과 또 다른 트레이드가 논의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장타력이 있는 중심타자가 필요했던 S구단에서, K구단의 이동희 선수를 영입하고자 했다. 반면에 S구단에는 K구단이 원하는 타격과 도루능력을 갖춘 선수 중 영입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자칫 이 트레이드 논의도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윤단장은 삼각 트레이드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K구단의 이동희 선수를 S구단으로, S구단은 포수인 박지웅 선수를 I구단으로, 그리고 I구단은 나종훈 선수를 K구단으로 트레이드시키는 구조였다. 마침 I구단이 S구단의 포수인 박지웅 선수를 영입하고 싶어하면서, 3개 구단간의 트레이드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었다. 결국 KBO리그 최초의 3각 트레이드가 이루어지면서, K구단은 원하던 나종훈 선수를 영입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 메이저리그서 삼각 트레이드로 다저스에서 미네소타 유니폼으로 갈아 입게된 마에다 겐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KBO의 삼각 트레이드는 이 사례가 유일하다. 삼각 트레이드 등 다양한 옵션을 만들어낼 만큼 선수 층이 두껍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삼각트레이드가 빈번하다. 최근에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것은, 2020시즌을 대비해서 LA 다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 미네소타 트윈스간에 이뤄진 삼각 트레이드이다. 다저스는 보스턴으로부터 외야수 무키 베츠와 왼손 선발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얻었다. 대신 다저스는 미네소타에 마에다 겐타를, 외야수 알렉스 버두고를 보스턴으로 보냈다. 그리고 미네소타 유망주 투수 브루스더 그라태롤이 보스턴으로 갔다. 
다저스는 2018년 아메리칸리그 MVP인 강타자 무키 베츠를 영입하면서 타선을 강화하였고, 류현진 투수가 빠진 자리를 프라이스로 보강할 수 있게 되었다. 보스턴은 3,200만달러의 고액연봉자인 프라이스를 내보냄으로써, 예산 지출 규모를 줄일 수 있게 된다. 이 삼각 트레이드의 결과, 다저스는 32년만에 월드시리즈 챔피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KBO에서는 1988년 김시진-최동원 선수가 포함된 삼성과 롯데간 4:3 트레이드, 2000년 LG와 해태간 손혁-양준혁 선수 등 대형 트레이드들이 있었다. 하지만 선수협 창설 등 구단과의 갈등을 빌미로 이뤄진 트레이드에 대해, 선수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일부 선수는 트레이드에 반발해서 은퇴까지 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부정적인 사건들로 인해서, KBO에서 트레이드 시장이 위축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2011년 7월 31일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간에 2:2 트레이드는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넥센은 베테랑 우완 불펜 송신영과 우완 기대주 김성현 선수를 LG에 내주었다. 그리고 LG로부터 우타 거포 자원인 박병호와 베테랑 우완투수인 심수창 선수를 받는 조건에 합의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송신영 선수를 받아 불펜을 보강한 LG가 이익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트레이드의 중심선수중 하나였던 박병호 선수가 대형 거포 유망주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레이드 이후 박병호 선수는 넥센의 4번타자로 자리잡고, 2014, 2015년에는 50홈런 이상을 기록하면서 홈런왕에 올랐다. 또한 2015시즌이 끝난 뒤 좋은 조건으로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까지 하였다. KBO 구단과 선수들은 박병호 선수의 성공을 계기로, 트레이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심지어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트레이드를 자청하는 선수들이 나오기까지 하였다.
------이번 주 화요일(2월1일)에는 트레이드 전략 하편이 이어집니다.
/글.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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