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현역 최고령 투수 리치 힐(42·보스턴 레드삭스)이 로봇 심판 도입에 반대했다.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ESPN 버스터 올니 기자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한 힐은 “로봇 심판의 자동 스트라이크존에 절대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메이저리그는 올해부터 트리플A 11개 구단을 통해 로봇이 판정하는 ‘자동 볼-스트라이크 시스템(ABS)’을 적용한다. 지난 2019년 후반기 독립리그 애틀랜틱리그에서 시작된 뒤 유망주들이 뛰는 애리조나 폴 리그, 마이너리그 싱글A를 거쳐 최상위 단계 트리플A로 확대됐다. 메이저리그에도 로봇 심판이 등장하는 날도 머지않았다.

여러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현역 최고령 투수 힐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로봇 심판이 득점을 늘리기 위한 메이저리그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자동 스트라이크존에 1000% 반대한다. 투구 기술을 떨어뜨리고, 프레이밍에 능숙한 포수들을 쓸모없게 만들 것이다”고 주장했다.
경기 외적인 위험성도 제기했다. 그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또 다른 측면은 베팅 업체에서 일어날 일이다. 매우 위험할 수 있는 문제”라며 도박사들이 자동 스트라이크존이 설정되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도박 확률을 부당하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힐은 로봇 심판이 도입되기 전에 은퇴하고 싶다는 의사도 보였다. 지난 2005년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힐은 지난해까지 11개 팀을 옮겨다니며 17시즌 통산 324경기(195선발)에서 1134⅔이닝을 던지며 74승52패 평균자책점 3.80 탈삼진 1185개를 기록했다.
커리어 초반에는 팔꿈치 및 어깨 부상으로 고생했고, 2015년 독립리그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독립리그에서 사이드로 던지는 변칙 투구폼을 장착해 반등에 성공했고, 2016년 만 36세에 풀타임 선발투수로 반전을 썼다.
2016년 시즌을 마친 뒤 LA 다저스와 3년 4800만 달러 FA 다년 계약까지 성공한 힐은 만 42세가 된 올해도 커리어를 이어간다. 지난달 보스턴과 1년 500만 달러에 계약하며 18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