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돼 꽃을 피운 양석환 /OSEN DB
지금까지 이런 프로야구 스토리는 없었다. 프로야구단 운영의 한축을 맡아 3년 프로젝트로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마침내 목표를 이룬 야구단 임원이 직접 밝힌 비법이다. 한국프로야구 40년사에 야구단 경영진이 팬들의 야구단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기 위해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에세이로 펼쳐낸 것은 처음이다. 프로야구단의 고위 임원으로 지내면서 팀을 어떻게 강팀으로 만드는지 그 과정 과정 하나씩을 세밀하게 풀어내 팬들에게 알려주는 첫 작품인 것이다. 물론 유진은 필명이고 등장인물은 가명으로 썼다. [편집자주]
<전편 요약>삼각 트레이드가 국내 처음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며 트레이드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야구에서는 많이 일어났던 삼각 트레이드가 국내에서도 생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트레이드는 구단 전력보강의 키워드 중 하나다
-트레이드는 해당선수 뿐아니라 2군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한 요소이다
보통 KBO 각 구단은 시즌이 끝나갈 즈음부터, 다음 시즌을 위한 전력보강 작업에 들어간다.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 어디인지, 해당 포지션을 어떤 선수들로 채워 나갈 것인지, 만일 구단 내부에서 선수를 충원할 수 없다면 외부에서 어떤 방식으로 선수를 데려올 것인지 등에 대한 고민이 제일 먼저 이뤄진다. 물론 포지션의 약점을 보완할 때는, 타격이나 수비도 같이 고려한다.
구단 내부에서 취약 포지션을 채워나갈 선수가 준비되어 있다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하지만 각 구단이 열심히 2군의 선수들을 육성해도, 계획한대로 육성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선수마다 능력과 열정, 그리고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는 외부에서 선수를 영입할 수밖에 없다.
외부에서 보완하는 방법은 FA, 트레이드, 신인선수 선발 등이 있다. 이중 1군 주전급 선수를 뽑을 가능성이 있는 방법이 FA이다. 그만큼 비용이 많이 수반되는 어려움이 있다. 트레이드는 FA만큼 현금이 많이 소요되지 않는 반면, 주전선수나 즉시 전력감을 데려오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렵다. 상대팀에서 주전선수를 빼내기 어렵거니와, 대신해서 보내야 할 선수도 주전급에 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단마다 취약 포지션이나 약점이 다르기 때문에, 트레이드는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구단들은 시즌 중에 상대팀의 1군 주전급뿐 아니라 백업선수들, 그리고 2군 선수들까지도 관찰하고 분석한다. 경기성적과 역량, 성향이나 태도 등을 분석하면서, 해당 선수들의 활용 가능성을 가늠해본다. 이때 분석된 내용이 트레이드에 사용되는 것이다.
트레이드가 비단 팀에만 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각 팀에서 뛰어난 선수가 특정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으면, 다른 선수가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런 선수들은 트레이드되어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사진>트레이드로 KIA에 새둥지를 튼 후 팀우승에 기여한 김민식 /OSEN DB
2017시즌 중에 K구단과 A구단간 4:4 트레이드가 단행되었다. 이때 K구단에서 A구단으로 트레이드된 4명의 선수 중 김명수 선수가 포함되어 있었다. 김선수는 K구단에서 3할대이상의 높은 타율과 빠른 발로 테이블 세터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6시즌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그러는 사이에 K구단에서는 김선수와 같은 외야수 포지션에 경쟁 선수들이 많이 등장하게 되었다.
결국 2016시즌에는 주전보다는 백업선수로 출전하는 빈도수가 높아졌다. 그리고 A구단으로 트레이드된 것이다. 그런데 A구단으로 트레이드된 후, 김명수 선수는 3할이상의 타율은 물론이고 홈런, 타점, 득점 측면에서 K구단에 있을 때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올렸다.
이것을 보면서 나는 ‘트레이드의 성공요인이 무엇일까?’하는 고민이 생겼다. 김명수 선수는 트레이드 당시 나이가 30살이 넘었기 때문에, 1년사이에 갑자기 실력이 좋아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결국은 선수 본인의 마음가짐과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야구에 임하느냐, 그리고 이 열정을 불사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트레이드라는 하나의 사건이 김명수 선수의 야구에 대한 열정을 깨운 것이리라.
양 팀간 트레이드를 하기로 결정되면, 선수들에게는 보통 트레이드 발표 직전에 통보를 한다. 비밀이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발표와 동시에 해당 선수들은 트레이드된 팀으로 짐을 싸서 이동하게 된다. K구단에서는 사장이나 단장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나게 된 선수들과, 떠나기 전에 반드시 미팅을 하였다. 트레이드 통보를 받은 선수들은 대부분 당황하면서도 서운한 감정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각 트레이드를 통해서 S구단으로 이동하게 된 이동희선수는 눈물을 보였다. 이선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프로야구에 도전했었다.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끝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K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야구를 하고 싶은 간절함이 컸던 이선수에게 K구단이 그 꿈을 이루어 주었다. K구단에서 매 시즌 20개가 넘는 홈런을 치면서,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많이 섭섭하죠? 처음 정붙인 구단이고, 친구들도 많은 데 떠나게 되어서. 하지만 S구단에는 이동희선수와 같이 장타력을 갖춘 선수가 많지 않아서, 중용될 기회가 많을 거예요. S구단의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해서, 경기장에서 자주 볼 수 있도록 합시다.”
나는 갑작스럽게 통보해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트레이드의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었다. 영입되는 팀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를 기원한다는 말과 함께.
이동희 선수는 S구단으로 트레이드된 이듬해인 2019년에는 주춤했지만, 2020년 3할대 타율과 함께 홈런 20개를 기록하면서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잡는다. I구단으로 이동한 박지웅 선수는 주전과 진배없는 백업 포수로 좋은 활약을 보였다. 한편 K구단에 트레이드되어 온 나종훈 선수는 이듬해에 3할이 넘는 타율과 함께 30여개의 도루를 앞세워, 70개를 훌쩍 뛰어넘는 득점을 올렸다. K구단이 상위권의 성적을 올리는 데 큰 기여를 하게 된다.
------이번 주 금요일(2월4일)에는 단장 뽑기편이 이어집니다.
/글.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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