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베카' 이장우 "가루막심 애칭 좋아..신영숙x옥주현=소름 돋죠" [인터뷰 종합②]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2.02.01 15: 45

(인터뷰1에 이어)
뮤지컬 ‘레베카’는 2006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레이문드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 이래 전 세계 12개국, 총 10개의 언어로 공연됐다. 2013년 한국 초연 이후 2019년 다섯 번째 시즌까지 총 687회 공연에 총 관람객 83만 명, 평균 객석 점유율 98%를 기록한 '메가 스테디셀러'다.  
원작자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는 “한국 무대가 세계 최고”라고 극찬할 정도다. 작품 전체를 한국 정서에 맞게 업그레이드 했기에 가능한 것. 덕분에 ‘레베카’는 제7회 더 뮤지컬 어워즈’ 연출상을 비롯해 무대상, 조명상, 음향상 등 5개 핵심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배우 이장우 인터뷰. / dreamer@osen.co.kr

‘뮤지컬 초보’ 이장우로서는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했다가 무게감에 압도되고 말았다. 특히나 초연부터 6번째 시즌까지 한 차례도 빠짐없이 댄버스 부인으로 나선 신영숙, 대체 불가 카리스마로 ‘레베카’ 열풍을 이끌고 있는 옥주현, 2017년 이후 다시 막심으로 돌아온 민영기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 있으니 부담감이 배가할 터다.
이장우는 “‘레베카’가 워낙 힘 있는 작품이라 연습 때에도 공연 때에도 다들 난리가 아니다. 멘탈이 약한 편도 아닌데. 신영숙-옥주현 두 분을 보고 있으면 소름이 돋는다. 저 정도 급의 배우들이 이렇게 열심히 한다고? 그래서 최고가 된 건가 싶다. 두 분은 뼈를 깎는 고통을 느끼면서 매 공연 하고 있다. 왜 저들은 저게 일처럼 안 되고 처음처럼 늘 새롭게 열심히 할까 싶다. 그래서 내가 더 고통스럽다. 난 이 실력으로 공연장을 편하게 갈 순 없으니”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유튜브에 올라온 ‘신이여’ 공식 영상이나 라디오 ‘컬투쇼’에 나왔을 때 임혜영 배우와 함께 부른 ‘하루 또 하루’ 영상을 보면 이장우의 보컬과 연기에 대한 칭찬이 홍수를 이룬다. 베테랑 뮤지컬 배우들과 또 다른 느낌의 막심을 스스로 완성해가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이장우의 애칭은 ‘가루 막심’이다.
이장우는 “‘칼날 같은 그 미소’ 넘버는 공연 날 눈 뜨자마자 부르고, 샤워하면서 또 부른다. 공연 직전까지 계속 부른다. 이 곡은 8분이나 되는데 한 번 틀리면 끝까지 틀리니까 미친듯이 연습한다. 그 신을 앞둔 상황에선 대기할 떄 심장이 너무 뛴다. 너무 두려운 순간”이라고 떨리는 심경을 토로했다.
배우 이장우 인터뷰. 2021.01.30 / dreamer@osen.co.kr
이런 이장우의 절친들은 민우혁, 한지상 등 베테랑 뮤지컬 배우들이다. 이들은 MBC ‘나혼자 산다’ 이장우 편에 나올 정도록 막역한 사이다. 어쩌면 그래서 이장우가 뮤지컬 연기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호기심을 갖게 됐을지도. 그러나 많은 지적과 배움 속에 현실을 깨닫고 더욱 열심히 노력 중인 그다.
이장우는 “주변에 뮤지컬 톱 배우들이 많다. 우리 집에 오면 편하게 웃고 떠들어서 설렁설렁 작품을 하는 줄 알았는데 어마어마한 형들이더라. 도움을 많이 요청했다. 감독님들도 저를 여기까지 만들어주셨다. 모두 관객들로서 봤을 때의 문제점들을 얘기해줬다. 기본이 안 돼 있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캐릭터 분석이 먼저가 아니라 기본적인 것부터 잡아보라는 조언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히 친한 배우들 뮤지컬 무대를 다시 보니 소름돋더라. 저렇게 살고 있었구나 싶으니 미안하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고. 정말 너무 잘하더라. 하늘과 땅 차이였다. 그동안 편안하게 살아온 제 자신을 되짚었다. 10년 만에 엄청 혼나고 깨지니까 오기가 생겼다. 톱 형들이 많으니까 나도 그 수준인양 착각하고 살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럼에도 이장우는 뮤지컬 무대에서 도망가지 않겠다고 했다. 오는 2월 27일 마지막 공연까지 최선을 다해 관객들의 눈도장을 찍을 뒤 더욱 갈고 닦아 어엿한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를 주름잡겠다는 의지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업그레이드 될 ‘가루 막심’을 기대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장우는 “무대에선 감정을 다 다르게 움직임으로 쓰고 큰 무대를 채워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다 안다. 모르면 스트레스 없을 텐데 그걸 아니까 스트레스를 너무 받는 것 같다. 못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겹치니까 더 그렇다. 뮤지컬 무대 정말 쉽지 않다. 특히나 ‘레베카’ 배우들은 다들 너무 열심히 해서 그 기운 받아 열심히 해보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어 그는 “그동안 배우로서 많이 성장했지만 어느 순간 머물러 있다가 ‘레베카’로 세게 한대 맞았다. 인생에 필요한 순간인 것 같다. 내려가고 있는 걸 머물러 있다고 착각했나보다. 뮤지컬 하면서 많이 배웠다. 그렇지만 도망가고 싶진 않다. 나만의 것을 만들자는 생각이 크다. 그걸 만들지 않으면 뮤지컬을 다시는 못하지 않을까”라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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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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