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27)는 지난해 류현진 이후 한화에 처음 나온 14승 투수였다. 지난 2010년 16승을 거둔 류현진 이후 11년 만이었다.
김민우는 지난 2015년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입단할 때부터 ‘오른손 류현진’으로 불렸다. 공을 던지는 손은 다르지만 덩치가 큰 강속구 투수라는 점이 비슷했다. 고교 시절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시련의 시간을 보낸 뒤 한화에 입단한 과정도 닮았다.
프로 입단 후에도 어깨 재활로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2020년부터 풀타임 선발투수가 된 김민우는 조금씩 대선배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 토종 에이스로 부를 만한 없던 한화에 김민우의 성장은 큰 자랑거리다.

어엿한 에이스로 성장한 김민우는 3일부터 거제에서 류현진을 만난다. 메이저리그의 직장 폐쇄가 장기화되면서 출국 일정이 미뤄진 류현진은 친정팀 한화의 배려로 거제 캠프에서 몸을 만든다. 훈련 장소만 공유할 뿐 훈련을 같이 하는 건 아니지만 한 공간에서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민우는 류현진과 같은 팀에서 뛴 적은 없지만 구면이다. 2017년 일본 오키나와 개인 캠프를 장민재와 함께한 인연이 있다. 2일 거제 캠프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민우는 “몇 년 전 오키나와 개인 캠프를 갔을 때 류현진 선배님을 뵌 적 있다”며 “워낙 대단한 선수이시다. 연습하는 것을 옆에서 보면서 얻을 수 있는 게 있을 것이다. 많이 배워야 한다”고 기대했다.
처가가 거제인 김민우는 지난달 7일 후배 투수 강재민과 먼저 내려와 몸을 풀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강재민과 거제 캠프를 꾸렸고, 둘 다 좋은 성적으로 웃었다. 김민우가 선발 에이스로 우뚝 섰고, 강재민도 불펜 핵심 필승조로 떠올랐다.
김민우는 “작년에 거제에 일찍 내려와서 잘됐다.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올해도 먼저 내려왔다. 재민이랑 같이 또 잘해보자는 대화를 많이 했다”면서“(지난해 태어난) 딸도 거제에 같이 왔다.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자주 볼 수 있어서 좋아하신다”며 웃었다.
지난해 준비 과정을 그대로 밟고 있는 김민우는 “뭔가 특별히 변화를 주는 건 없다. 해오던 대로 컨디션을 맞추고 있다. 최대한 몸을 잘 만들어 시즌 첫 경기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욕심에 대해 “하면 좋다. 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한화의 2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 영광도 지난 2011~2012년 류현진 이후로 아직 없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4.00으로 아깝게 3점대 진입에 실패한 김민우는 “0.01 차이인데 앞자리가 달라지니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이 있어 올 시즌을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작년에 볼넷이 조금 많았는데 커맨드를 보완하면 더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보다 이닝도 많이 던지고 싶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