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 잘리냐" 가슴 후벼판 한마디, 류현진의 남자는 절박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2.02 20: 06

투수 장민재(32)는 현재 한화 선수 중 가장 오랫동안 팀에 몸담고 있다. 지난 2009년 입단 후 올해로 14년째. 한 해 먼저 입단했던 내야수 오선진이 지난해 시즌 중 삼성으로 트레이드되면서 장민재가 현역 선수로는 한화 팀 내 최장수 선수가 됐다. 
장민재는 “시간이 그렇게 지났다. 팀에 오래 있다 보니 한화가 평생 집이란 생각으로 해왔다”며 “올해는 ‘장민재 야구 잘했다’는 소리를 한 번 듣고 싶다. 지난 2년간 너무 힘들었다. 야구를 못했으니 핑계는 댈 수 없다. 특히 작년에는 ‘장민재 왜 안 잘리냐’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올해는 더 이상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게 잘하고 싶다. 준비한 만큼 결과로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풀타임 선발로 활약한 장민재는 최근 2년간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비중이 줄었다. 지난해에는 무려 4개월 동안 2군에만 머물렀다. 아픈 곳도 없는데 그렇게 오래 1군을 떠나있는 건 처음이었다. 

한화 장민재 /OSEN DB

장민재는 “스트레스로 많이 힘들었다. 그냥 버티는 것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았다. 2군의 최원호 감독님, 박정진·마일영 코치님께 조언을 구했고, 시행착오 끝에 부족한 것을 어떻게 하면 보완할 수 있을지 연구했다. 1군에 와서도 호세 로사도, 이동걸 코치님이 도움을 주셨다. 그동안 내가 해오던 야구를 바꾸기가 겁이 나기도 했지만 마음을 바꿔 과감하게 폼부터 변화를 줬다. 자세한 설명을 할 순 없지만 기술적인 변화로 재미를 붙였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9월 1군 복귀 후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2로 반등에 성공한 장민재는 올해 선발 후보 중 하나로 후배들과 경쟁한다. 리빌딩 중인 팀 기조상 젊은 후배 투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지만 장민재도 뒤처질 생각은 없다. 선발 경험은 김민우 다음으로 팀 내 누구보다 많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는 장민재처럼 커맨드로 승부하는 투수에게 큰 호재가 될 수 있다. 
한화 시절 류현진과 장민재 /OSEN DB
장민재는 “경쟁은 캠프 때마다 늘 해온 것이다. 냉정하게 내 자리는 없고, 감독·코치님들도 1년을 했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에 대한 판단은 어느 정도 끝났을 것이다. 그럴수록 실력으로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것을 최대한 끌어올려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물러설 데도 없다. 그런 마음으로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겨울 비시즌 훈련까지 쉴 새 없이 했다”고 말했다. 
절친한 선배 류현진(토론토)의 존재도 장민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다. 한화 시절 선후배로 맺은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류현진이 가장 아끼는 후배로 7년째 겨울 비시즌마다 같이 훈련한다. 장민재는 “현진이형이 좋게 봐주셔서 매년 같이 훈련하고 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매년 훈련을 지원해주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현진이형한테 늘 감사하다”며 “형도 ‘올해는 네가 제발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형에게 도움을 받은 만큼 야구를 잘하고 싶다”는 진심을 드러냈다. 
한화 장민재 /OSEN DB
마지막으로 그는 “2년간 많은 욕을 먹었지만 그걸 발판삼아 지금 계속 발버둥치고 있다. 아직 죽지 않았고, 나라는 투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지난해 막판부터 다시 야구하는 재미를 붙였다. 지금 내 나이에도 야구가 늘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시즌이 빨리 개막했으면 하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럴수록 오버 페이스를 조심해야 한다. 캠프 기간 컨디션 조절을 잘해서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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