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너무 화났다, 다신 겪지 말자" 우승반지만 6개 베테랑의 독기 [오!쎈 함평]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2.02.03 03: 36

"화가 엄청 많이 났다".
KIA 타이거즈 불혹의 베테랑 최형우(39)가 개인 목표를 버리고 팀의 상위권 도약을 약속했다. 작년 KIA 창단 이래 첫 9위의 굴욕을 씻겠다는 각오였다. 여전히 팀을 이끄는 간판타자이자 한국시리즈 5번이나 우승을 이끈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강렬한 의지였다. 
KIA는 2021시즌 초반 불펜진을 앞세워 버텼으나 5월부터 마운드가 무너지며 한때 꼴찌까지 떨어졌다. 결국 역대급 타격 부진에 시달리며 9위로 마감했다. 오합지졸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최형우도 그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간판타자로 데뷔 최악의 성적을 냈다. 2할3푼3리, 12홈런, 55타점에 그쳤다. 2017년 FA 계약과 동시에 우승 일등공신, 2020년 타격왕까지 모범 FA생이었던 최형우가 아니었다. 
지난 2일 스프링캠프 함평 훈련장에서 최형우는 "작년에 나도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화가 엄청 많이 났다. 상대에게 너무 무기력하게 졌다. 그런 상황에 화가 많이 나고 짜증도 났다. 다시 겪고 싶지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삼성과 KIA에서 5번의 우승을 이끈 주역의 자존심이었다. 2002년 신인시절 우승을 더하면 6번이다. 당시는 6타석에 그쳤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한 변방의 선수였다. 그러나 2011년부터 4연패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2017년 KIA에 이적하자마자 우승 대들보가 됐다.  
동시에 올해 반등의 기회로 여겼다.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전력이 됐다고 판단했다. 에이스 양현종과 30홈런타자 나성범을 가세했다. 팀 투타 전력이 급상승했고, 시너지 효과도 예상이 된다.  더욱이 자신도 타격왕을 따냈던 2020 시즌 준비 루틴으로 복귀해 자신감도 훨씬 높아졌다.  
최형우는 "올해 좋은 기회가 다시 왔다. 내 목표는 없다. 팀이 상위 순위에 계속 있게 해야한다. 2017년 입단할 때 그 이야기를 했었는데 한 번만 우승하고 (하위권으로) 내려갔다. 지속적인 강팀이 될 수 있도록 잘해야한다. 작년 잘했던 어린 선수들, 다시 들어온 선수들이 잘하면 기회이다. 우승도 좋고, 상위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1월 전주훈련을 잘 마무리했고 캠프 이틀 훈련도 괜찮았다. 몸이 잘 만들어졌다. 개인적인 목표는 최다타점 신기록이지만 아프지 않고 백업으로 밀리지 않으면 언제가는 따낼 것이다. 이왕이면 올해 따도록 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이승엽이 보유한 1498타점을 경신하기 위해서는 109타점을 올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작년에는 (캠프 페이스가) 너무 늦었다. 이제는 예년의 초반부터 하던대로 하겠다. 모든 선수들이 하는대로 똑같이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작년 참담했던 성적은 부실했던 캠프 훈련이 이유였다. 윌리엄스 감독의 슬로 페이스 때문에 자신의 루틴을 지키지 못했다. 결과는 스스로 표현한대로 '폭망'이었다. 그 폭망을 씻어낸다면 KIA 성적도 급상승할 것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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