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과 주장 모두 ‘문제아’ 편견이 있는 이적생의 기살리기에 나섰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결여된 프로의식으로 구설에 올랐고 전력 외 취급까지 받았던 내야수 이학주(32). 삼성의 트레이드 매물이 된지 오래였고 결국 지난달 24일 롯데와의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스프링캠프를 앞둔 지난 주, 유니폼을 비롯한 용품을 수령하고 구단 사무실에 인사차 들렀다. 그리고 이날 래리 서튼 감독을 만났다. 서튼 감독은 이학주를 향해 “웰컴 투 패밀리 자이언츠”라고 따뜻하게 맞이했다. 삼성에서 구설에 오른 것을 서튼 감독 역시 모를리 없었다. 과거는 머릿속에서 지웠고 한 마디로 ‘팀 자이언츠’의 일원이 된 것을 환대했다.

2일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학주는 “서튼 감독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 ‘웰컴 투 패밀리 자이언츠’라고 하셨다. 원팀과 패밀리를 많이 강조하시더라. 훈련할 때도 잘 했다고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셨다”라면서 서튼 감독과의 짧은 일화를 설명했다.
사령탑의 따뜻한 환대를 받으면서 차분하게 조용히 새로운 팀에 적응하려는 이학주다. 구설에 오르내리면서 전력에서 열외됐고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주눅 들었다. 그런 가운데 롯데로 트레이드 되면서 이제는 주전 유격수 경쟁을 펼쳐야 한다.
주전 유격수 자리에 대해서 “지난 2년처럼 하면 주전 할 수 없다. 절실하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집중해야 한다. 욕심은 나지만 아직 캠프 첫 날”이라면서 조심스러워 했다.
이어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고 부담도 없지 않다. 두 달 뒤에 시즌이기 때문에 시즌을 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선수단에 잘 융화돼서 피와 땀을 흘리다 보면 자신감도 따라올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학주와 마주한 주장 전준우도 “낯을 많이 가리는 것 같다. 이제 처음 합류했다. 어색할 수 있다.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금방 친해질 것이다. 잘 적응할 것 같다”라며 자신감을 북돋웠다.
이학주를 환대한 서튼 감독 역시 과거의 편견을 걷어내고 맞춤형 지도로 장점을 극대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튼 감독은 “개인적인 경험과 주위 얘기들을 종합하면, 프로 선수들은 개개인의 훈련 방식과 루틴, 성격 모두 다르다"라며 "나는 팀의 리더다. 모든 선수들의 장점을 파악해야 한다. 이학주 역시 자유로운 경쟁 속에서 최상의 기량과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다”라며 “많은 젊은 선수들이 유격수 자리에서 경쟁을 펼칠텐데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아는 선수들은 많은데 아직 친한 선수는 없다. 그래도 오늘 첫 날인데 (전)준우 선배, 정훈 선배, (안)치홍이가 잘 챙겨줬다. 연습 때 재밌게 할 수 있었다”라고 말한 이학주다. 그리고 합류 이후 첫 공식석상에서 이학주가 가장 많이 말한 단어는 ‘융화’였다. 그만큼 이제는 겉돌지 않고 팀에 완벽하게 녹아들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그는 “워크에식 논란도 없지 않았다. 새로운 팀에서는 마음 먹고 선수들과 잘 융화돼서 플레이하겠다”라며 “캠프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잘 어울리다 보면 팀도 좋아지는 것이다. 감독님이 강조하는 원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잘 융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롯데의 이학주 기살리기는 시작됐다. 이학주도 결연하고 절실한 각오와 메시지로 구단의 기대에 보답하려고 한다. 이제 롯데와 이학주의 궁합을 확인할 시간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