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내야수 서건창은 ‘FA 재수’를 선택했다.
지난해 시즌 도중 키움에서 LG로 트레이드된 서건창은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고, FA 등급도 계획과 달리 A등급이 되면서 FA 신청을 포기했다.
서건창은 2022시즌 연봉 재계약에서 지난해 2억 2500만 원에서 3500만 원이 인상된 2억 6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객관적인 성적에 비하면 삭감이 아닌 인상이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서건창은 지난해 14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5푼3리(513타수 130안타) 6홈런 52타점 OPS .693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전반기를 마치고 키움에서 LG로 트레이드 됐고, LG 이적 후에는 68경기에서 타율 2할4푼7리(235타수 58안타) 2홈런 24타점 OPS .655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서건창의 연봉 인상에 대해 LG 관계자는 “현장 실무진이 선수 의견도 물어봤다. FA를 앞두고 어떻게 해주는 것이 좋겠는지, 선수와 협의해서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성적 고과만을 적용한 것이 아닌 특수한 상황이 반영된 것.
이어 “(지난 겨울에) FA를 신청하지 안 했으니까, 구단도 어느 정도 선수에게 맞춰주려고 했다. 선수에게 뭐가 좋은지 물어보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트레이드와 FA 포기를 고려해준 것으로 보인다.
서건창은 키움에서 2020시즌을 마치고 2021시즌을 앞두고 연봉 협상에서 자진 삭감의 스토리가 있다. 서건창은 2020년 135경기 타율 2할7푼7리(484타수 134안타) 5홈런 52타점 OPS .776을 기록했다.
그렇게 나쁘지 않은 성적인데, 서건창은 키움 구단에 이전 연봉 3억 5000만 원에서 2억 2500만 원까지 삭감해주도록 스스로 요청했다. 당시 키움 구단은 고과에 따라 3000만 원 삭감을 제시할 계획이었으나, 선수가 9500만 원 추가 삭감을 요청한 것.
서건창은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FA 등급제에서 A등급을 피하고 B등급이 되려고 연봉을 대폭 삭감한 것이다. 그러나 금전적 손해를 감수한 이 결정은 실패로 끝났다. 시즌 도중 LG로 트레이드된 서건창은 LG에서 시즌을 마치면서 FA 등급제에서 A등급이 됐다. 게다가 성적마저 부진해 대박 계약이 힘든 처지, FA를 포기하고 재수를 선택했다.
LG는 올 시즌을 마치면 FA가 되는 선수들이 많다. 재수를 선택한 서건창을 비롯해 채은성, 유강남, 임찬규, 함덕주가 FA가 된다. 서건창은 올해 연봉을 대폭 삭감을 하더라도 B등급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타자 중에서 예비 FA인 채은성은 3억 원에서 2억 8000만 원으로 삭감됐다. 유강남은 3억 원에서 2억 7000만 원으로 삭감. 채은성은 110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7푼6리 16홈런 82타점 OPS .811을 기록했다. 유강남은 130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5푼2리 11홈런 60타점 OPS .692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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