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150G 출장정지→팔꿈치 수술→복귀, "경기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 [오!쎈 경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02.04 04: 30

“현재 몸상태는 아주 좋다.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몸상태가 아닌가 싶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충연이 몸과 마음 모두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2016년 삼성에 입단한 최충연은 2018년 2승 6패 8세이브 16홀드(평균 자책점 3.60)를 거두며 필승조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 혜택까지 누렸다. 

3일 오전 경북 경산시 삼성 라이온즈 볼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 삼성 최충연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2.02.03 /ksl0919@osen.co.kr

최충연은 2020년 1월 24일 새벽 대구 시내 모처에서 차를 몰다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조사 결과 최충연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36%로 측정됐다. 최충연은 구단에 자진 신고했고 구단은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관련 내용을 알렸다. 
KBO는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제재 규정에 의거해 50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300만원, 봉사활동 8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삼성 구단은 이와 별도로 최충연에게 출전정지 100경기, 제재금 600만원의 자체 징계를 더하기로 했다. 
자숙의 시간을 거친 최충연은 1군 복귀를 앞두고 부상 악재로 쉼표를 찍게 됐다. 2020년 11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착실히 재활 과정을 밟아왔다. 
3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최충연은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분명히 제가 잘못한 부분이다. 그에 대한 벌을 달게 받고 마음가짐을 다르게 준비하면서 생각도 많이 했다. 앞으로 그런 일이 생길 만한 여지조차 주지 않으려고 한다.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반성을 많이 한 시간이었다”.
한눈에 봐도 체격이 커진 게 느껴질 만큼 열심히 준비해왔다. 현재 몸무게는 103kg. 호리호리한 이미지는 온데간데없이 완전히 몸짱이 됐다. 최충연은 “현재 몸상태는 아주 좋다.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몸상태가 아닌가 싶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끝판대장’ 오승환의 철저한 자기 관리는 최충연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는 “지난해 선배님과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께 가장 먼저 배울 게 자기 관리다. 운동할 때 힘들어도 끝까지 다 소화하는 모습에 놀랐다. 아무리 베테랑이라도 자기 관리가 대단했다. 선배님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존경의 뜻을 표했다.
3일 오전 경북 경산시 삼성 라이온즈 볼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 삼성 최충연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2022.02.03 /ksl0919@osen.co.kr
2020년부터 2년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그는 실전 공백 우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걱정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 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계속 준비하면서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잃어버린 투구 밸런스도 정상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최충연은 “2019년 팔꿈치 상태가 안 좋은 상태에서 던지다 보니 밸런스가 많이 무너졌다. 투수 파트 코치님들께서 자기 일처럼 생각하시고 도와주신 덕분에 많이 좋아졌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데뷔 후 단 한 번도 가을 무대를 밟지 못한 최충연은 지난해 삼성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많이 벅찬 느낌이었다. 제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제가 그런 일이 없었다면 저 자리에 있었을까 하는 상상도 해봤다. 마냥 뛰고 싶다는 생각보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 다시 준비 잘해서 저 자리에 서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최충연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그동안 공백이 길었는데 중간으로 계속 뛰면서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몇 세이브 몇 홀드 거두겠다는 목표보다 경기에 뛸 수 있다는 자체 만으로도 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1군이든 2군이든 필요한 상황에 등판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대답했다.
오랜 공백을 딛고 다시 마운드에 설 기회를 얻게 된 그는 “신인 때 보다 더 떨린다. 신인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했다면 마냥 떨리기만 했을 텐데 이것저것 생각하게 되니까 조심스럽기도 하고 많은 감정이 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최지광의 입대와 심창민의 이적으로 삼성 계투진은 보강이 필요하다. 허삼영 감독은 “최충연이 가세하면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그의 복귀를 반겼다.
이에 최충연은 “솔직히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마음이 더 크다. 어떻게 해서든 들어가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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