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도 인정한 한화 24세 무명 투수 "운동에 진심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2.04 03: 35

10년 만에 한화 스프링캠프를 찾은 류현진(35·토론토). 그를 가장 반긴 선수들은 일주일 전까지 제주도에서 같이 훈련한 투수 장민재(32)와 김기탁(24)이었다. 
메이저리그 직장 폐쇄로 미국 출국 일정이 늦춰진 류현진은 ‘친정팀’ 한화의 협조로 캠프에 합류했다. 3일 거제 하청스포츠타운에서 한화 선수들과 같이 훈련을 시작했다. 류현진은 “일주일 만에 다시 본 (장)민재가 가장 반겨줬다”면서 김기탁의 이름도 꺼냈다. “기탁이는 이번에 제주도에서 처음 만났는데 성실하게 잘 준비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장민재는 류현진이 한화에서 뛸 때부터 아끼던 후배.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도 비시즌마다 훈련 파트너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장민재와 달리 김기탁은 지난달 제주도 미니 캠프 때 처음 만난 사이다. 지난해까지 훈련 멤버로 같이 했던 김진영이 은퇴하면서 자리가 하나 비었고, 장민재의 추천으로 김기탁이 ‘류현진 사단’ 새 멤버로 합류했다. 

한화 김기탁 /OSEN DB

그렇다면 장민재는 왜 김기탁을 추천했을까. 장민재는 “진영이가 빠지면서 현진이형이 누구를 훈련에 데리고 갈지 물어봤다. 우리 팀 선수를 데려가는 게 좋을 것 같아 고민했는데 순간 기탁이가 떠올랐다.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하고, 진지한 친구라서 현진이형에게 추천했다. 현진이형도 운동에 진심인 선수들을 원한다”고 이야기했다. 
장민재로부터 생각도 못한 제안을 받은 김기탁도 어리둥절해하며 놀랐다고. “형, 바로 가겠습니다”라며 기쁜 마음으로 제주행 비행기를 탔다. 멀리서만 바라본 레전드 류현진과 2주가량 훈련을 같이 하고 붙어다니며 잊을 수 없는 겨울을 보냈다. 
한화 김기탁 /OSEN DB
김기탁은 아직 무명에 가까운 투수다. 김해고 출신 좌완으로 지난 2017년 2차 8라운드 전체 75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그는 아버지가 야구 선수 출신이다. 지난 1995년 한국시리즈에서 2승을 거둔 롯데 투수 출신 김경환 전 김해고 감독의 아들로 야구인 2세다. 
그러나 입단 첫 해 1군은 물론 2군에서도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한 채 방출되는 시련을 겪었다. 강원도 고성 22사단 신병교육대 조교로 군복무를 마친 뒤 2019년 11월 한화에 테스트를 거쳐 재입단했다. 2군에서 성실한 훈련 자세로 구단과 선수들에게 인정받았다. 한 야수는 “수비할 때 꼭 도와주고 싶은 투수가 있다면 김기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20년 후반기 정식선수로 전환돼 1군 5경기를 경험한 김기탁은 지난해 19경기에서 홀드 4개를 따내며 평균자책점 5.84를 기록했다. 9월 한 달간 11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3.00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류현진에게도 인정받은 성실함으로 올해 1군 풀타임에 도전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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