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비FA 최고 2.8억…장발 클로저, 리더의 무게 짊어지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2.04 05: 26

통상적으로 선수단을 이끄는 주장은 ‘데일리 플레이어’인 야수들이 주로 맡는다. 대신 투수진의 의견을 전달하는 대표격 선수들이 필요한데 이를 투수조장이 담당했다. 최고참보다는 중고참 위치의 투수들이 주로 맡았다.
롯데는 공식적으로 투수조장 직책이 없다. 하지만 투수진의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은 지난 2년 동안 진명호(33)가 담당했다.
하지만 지난 2년과 달리 팀 투수진 전체 연령대가 확 낮아졌다.  중간자적 위치에서 투수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투수가 다시 필요했다. 선수단 전체 주장 전준우(36)가 투수진의 리더로 낙점한 선수는 마무리 김원중(29)이다.

장발 클로저 김원중 /OSEN DB

선발 투수 보직에서 쓴맛을 맛본 김원중은 2020년부터 마무리 투수로 전향했다. 전향 이후 2년 동안 60세이브(2020년 25세이브, 2021년 35세이브)를 올리며 연착륙에 성공한 김원중이다. 연봉도 1억 7000만 원에서 64% 상승한 2억 8000만 원에 연봉 협상을 완료했다. 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있었고 캠프를 앞두고 도장을 찍었지만 FA를 제외한 선수들 가운데서 최고 연봉 선수가 됐다.
“그에 걸맞는 책임감을 갖고 팀을 이끌어야 할 것 같다”라는 김원중이다. 연봉에 걸맞는 책임감은 공교롭게 투수조 조장 역할로 이어지게 됐다. 오랜시간 교감을 했기에 주장인 전준우도 김원중을 신뢰하고 있다.
전준우는 “훈련 중 투수들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다.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는 경향이 있는데, (김)원중이와 (구)승민이와 주로 대화를 하면서 팀이 원활하게 돌아가게끔 잘 도와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원중은 “준우 형과 소통을 많이 하는 편이다. 준우 형이 필요한 것을 말씀하시면 전달하는 조장 느낌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투수들이 필요한 게 있으면 요청사항을 잘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어느덧 투수진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가 됐다. “자리의 무게를 느끼고 그 자리를 느끼다 보면 내 자리가 온전히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김원중. 이제 투수진 리더의 책임감을 짊어지고 다시 한 번 클로저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기 위해 준비하려고 한다.
김원중은 지난 2년 간 122이닝을 던졌다. 적지 않은 이닝이다. 매일 불펜에서 대기하면서 몸을 푸는 마무리 투수의 특성상 피로도가 쌓이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누적된 피로는 부진이나 부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올해 3년 연속 20세이브에 도전하지만 리그 역사에서 이 기록은 역대 12번 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이기도 하다. 숱한 마무리 투수들이 리그를 거쳐갔지만 그만큼 쉽지 않은 기록이다.
김원중도 피로를 인지하면서 다시 한 번 역할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많이 던졌다. 부상 걱정도 갖고 있고 부상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라면서 “11월 중순부터 피로를 회복하면서 다시 달릴 수 있는 기초를 만들기 위해 회복 운동에 신경썼다.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다 보면 잘 하고 안정적인 투수가 되는 발판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게 앞으로의 방향성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이제는 자신의 상징이 된 장발도 놓치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나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게 헤어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길러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잠시 헤어스타일을 단정하게 정리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장발의 클로저’라는 것을 공식화 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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