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외국인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내달 초는 돼야 베어스 동료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여권 문제 해결에도 아직 취업비자 발급과 자가격리 단계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만난 두산 관계자는 “페르난데스의 여권이 한국 시간으로 4~5일쯤 발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비자 발급 및 자가격리가 남아 있어 최소 4주의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페르난데스 지각 입국의 발단은 여권이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여권 만료를 제 때 인지하지 못하며 이 모든 사태가 벌어졌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여권 만료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인근 여권발급처로 향해 구비서류를 제출하면 통상적으로 발급까지 신청일 포함 약 나흘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페르난데스의 고국인 쿠바는 현재 여권을 신속하게 발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인해 행정이 원활하지 못하다. 보통 이럴 경우 미국에서 여권 발급을 진행하는데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속 주미 쿠바영사관마저 폐쇄가 됐다. 여권에 비자까지 발급이 지연되며 두산은 지난해 페르난데스와 4년 연속 동행을 확정짓고도 아직 계약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 머무르고 있던 페르난데스는 최근 쿠바로 직접 건너가 여권 문제를 해결했다. 사실 이 역시도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이틀 내로 발급이 완료될 예정이다.
이제 여권이 나왔으니 다음 단계는 취업비자 발급이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비자 발급은 대략 3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외국인선수 계약이 완료되면 즉시 비자 발급 프로세스를 진행하지만 페르난데스는 여권이 없어 이를 미리 추진하지 못했다. 이후 국내로 들어와 일주일간의 자가격리를 진행할 경우 빠르면 오는 3월 초 스프링캠프 합류가 예상된다.
3일 이천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두산은 16일 울산으로 이동해 라이브피칭과 배팅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3월 초 KT, LG, 키움과 연습경기 일정을 잡아 놨다.
페르난데스가 아무리 개인 운동을 철저히 했어도 합류와 함께 곧바로 연습경기를 소화할 순 없는 법. 결국은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가 불가피해졌다. 어떻게든 시범경기를 통해 남들과 페이스를 맞춰야 한다. 다만 김태형 감독은 “조금 늦게 합류해도 야수라서 개막전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시선을 드러냈다.
한편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는 오는 5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다. 자가격리를 거쳐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12일 캠프 합류가 가능하다. 두 선수와 달리 새 외국인투수 로버트 스탁은 자가격리를 마치고 3일 베어스파크에 입성해 캐치볼 훈련을 실시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