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 양보 받은 60억 외야수, “추신수 선배 정도는 아니더라도 보답할 생각하고 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2.04 03: 32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박해민이 스프링캠프 첫 훈련으로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박해민은 3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시작된 캠프에서 새 팀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함께 훈련했다. 훈련을 마친 박해민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최동환과 LG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해민은 삼성에서 13번을 달았는데, LG로 FA 이적하고서는 올해 17번을 달게 됐다. 17번에 대한 애착은 가족과 연관이 있다. 박해민은 1월 7일 아내를 처음 만났고, 공교롭게 아들의 생일도 1월 7일이다. LG로 이적하면서 가족과 인연이 깊은 17번으로 배번을 바꾸고 싶어했다.

LG 박해민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orange@osen.co.kr

그런데 LG에 17번을 달고 있는 선수가 있었다. 투수 최동환이었다. 최동환은 흔쾌히 배번을 양보하면서 17번을 달 수 있게 됐다.
박해민은 “계약서에 사인하고 나서, LG 구단 유튜브와 인터뷰에서 등번호 이야기를 했다. 사실 그 인터뷰를 최동환 선수가 볼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후 먼저 전화가 와서 번호를 양보하겠다고 얘기하더라. 지금도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등번호 양보는 지난해 SSG 랜더스에 입단한 추신수를 떠올리게 한다. 박해민이 양보받은 17번으로 똑같다. 추신수는 후배 이태양으로부터 17번을 양보받았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값비싼 시계를 선물했다. 메이저리그식 답례였다.
추신수 사례를 언급하자, 박해민은 웃으며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만간 최동환에게 선물을 할 모양이다.
워밍업 중인 박해민. / LG 트윈스 제공
박해민은 LG팬들에게도 미안하다고 거듭 말했다. LG와 FA 계약 이후 박해민은 삼성을 떠나며 눈물의 인터뷰가 화제가 됐다. 삼성 구단 라커룸에서 개인 짐을 챙겨 나오며 작별의 마지막 인터뷰를 한 것.
박해민은 눈물 인터뷰 영상에 대해 “삼성을 떠나서 삼성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었다. 마지막으로 삼성팬들에게 인사한다고 생각하니까 눈물이 났다. ‘돈 받고 떠나면서 눈물 흘리냐’고 안 좋은 소리를 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10년 동안 응원해 준 팬들을 생각하니까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그런데 LG 입단 기자회견이 코로나 확산세로 취소되는 바람에 LG팬들에게 인사가 늦어졌다. 박해민은 “입단식이 취소되면서 계속 삼성팬 이야기만 많이 나와서 LG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다. 삼성팬들의 10년간 응원에 감사하다는 이야기만 하고, LG팬들에게는 제대로 말을 못해서 죄송했다”며 “새로운 팀에 와서, 우승을 노리는 팀에 왔기에 우승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팬들에게 좀더 빠르게 다가가서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미안한 마음으로 LG팬들에게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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