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6% 폭락’ 메타, 부진 이유는… 애플-구글 영향
OSEN 임재형 기자
발행 2022.02.04 16: 01

 전 세계 최대 SNS 플랫폼인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가 하루동안 26.39% 폭락하면서 미국 증시에 폭탄을 떨어뜨렸다. 하루 만에 메타는 2376억 달러(약 284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는 미국 증시 역사상 지난 2020년 9월의 애플 이후 하루 시총 손실액으로는 최고다.
메타의 폭락으로 나스닥 지수 또한 3.74% 하락한 1만 3878로 마감했다. 메타는 2021년 4분기 ‘어닝 쇼크(예상보다 저조한 실적 발표)’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수직 하락했다.
전날 실적 발표에서 메타는 4분기 매출 336억 달러(약 40조 2400억 원), 영업이익 125억 달러(약 14조 9700억 원), 순이익 102억 달러(약 12조 21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 8%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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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 부진은 SNS 플랫폼의 동력인 사용자 수와 함께 경쟁사 애플의 바뀐 정책, 구글의 반사 이익이 함께 영향을 미쳐 일어났다. 메타의 주요 실적 지표 중 하나인 일간 활성 사용자(DAU)는 2021년 4분기 19억 3000만 명을 기록하며 회사의 18년 역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특히 메타의 핵심 플랫폼인 페이스북은 전 분기 대비 50만 명의 이용자를 잃었다.
‘메타버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사명을 변경하기도 했던 메타에 이러한 사용자 수 감소는 치명적이다. 가상세계에서 새로운 경제-사회 활동이 이뤄지는 ‘메타버스’에서 많은 이용자는 필수적인 요소다. 뉴욕 타임즈는 “향후 투자자들은 페이스북 외에도 인스타그램 등 다른 SNS 플랫폼의 성장 둔화가 발생할지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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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스스로의 부진 외에도 애플, 구글의 영향도 이번 주가 폭락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애플은 개인정보 정책을 변경하면서 모바일 운영 체제에 ‘앱 추적 투명성(ATT)’을 도입했다. 아이폰 등 애플 기기의 소유자들이 페이스북과 같은 앱들의 타게팅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사생활 보호 움직임은 페이스북의 광고 영역에 큰 타격을 입혔다.
다수의 애플 기기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의 추적 허가 요청을 거부했다. 메타 측은 “애플의 ATT 도입에 따라 수익이 100억 달러(약 11조 9700억 원)에 그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전적으로 애플, 구글에 앱 배포를 의존하는 페이스북에 애플의 이번 정책 변화는 상당한 악영향을 미쳤다.
메타의 부진으로 경쟁사인 구글은 반사이익을 받았다. 알파벳은 2021년 4분기 매출 753억 달러(약 90조 1868억 원), 영업이익 218억 달러(약 26조 1000억 원), 순이익 206억 달러(약 24조 6700억 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각각 32%, 39%, 35% 늘어났다.
특히 구글은 광고수익이 33% 늘어났다고 발표했는데, 페이스북의 20%를 앞질렀다. 애널리스트들은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1분기 23%의 증가율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페이스북은 3~11%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와 달리 구글은 사용자 데이터를 애플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 데이브 웨너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구글이 메타의 광고 플랫폼보다 ‘측정 및 최적화 목적을 위한 타사 데이터’를 더욱 많이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애플의 변화로 광고주들이 예산을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lisc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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