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의리' 구자욱의 진심 가득한 고백, "저 또한 어릴 적부터 삼성 팬이었다" [오!쎈 경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02.05 03: 41

2월 3일.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소식이 전해졌다. 삼성은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취득하는 구자욱과 5년 최대 총액 120억원(연봉 90억원 인센티브 30억원)에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대구고를 졸업한 뒤 2012년 삼성에 입단한 구자욱은 2015년부터 1군 무대에서 활약하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3할1푼5리(3344타수 1054안타) 118홈런 562타점 653득점 104도루를 기록했다. 
지난해 타율 3할6리(543타수 166안타) 22홈런 88타점 107득점 27도루로 데뷔 첫 20-20 클럽 가입은 물론 타이틀 획득(득점 1위), 외야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잊지 못할 한 해를 보냈다. 

4일 오전 경북 경산시 삼성 라이온즈 볼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삼성 구자욱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2.02.04 /ksl0919@osen.co.kr

삼성은 구자욱이 야구 실력은 물론, 향후 팀의 중심이 될 리더십을 갖춘 선수라는 판단으로 다년 계약을 추진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의 타 구단 이적 추세가 늘어나는 가운데 구자욱이 삼성과 5년간 함께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대표적인 댓글을 몇 개 살펴보자. 
"자랑스러운 우리의 푸른 피". 
"삼자욱 끝까지 영원하자!!!".
"팬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만 쏙쏙 골라서 하는 구자욱 종신 삼성 가자".
"역시 자욱이는 파란색이 가장 잘 어울려".
"삼성 떠난다는 생각도 안 했다는 빛자욱 그는 정말 ㅎㅎ". 
4일 오전 경북 경산시 삼성 라이온즈 볼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삼성 구자욱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2022.02.04 /ksl0919@osen.co.kr
4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구자욱은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이렇게 말했다. "저 또한 어릴 적부터 삼성 팬이었다. 관중석에서 야구를 많이 봤었는데 팬들의 마음으로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게 정말 큰 힘이 된다는 걸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예비 FA 최대어'로 평가받았던 구자욱은 돈보다 의리를 택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대구를 떠나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시작과 끝 모두 여기였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야구를 해왔다. 타 구단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타 구단 이적은 생각해본 적 없다. 그래서 FA 신청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구자욱은 또 "FA 자격을 취득하더라도 (삼성 잔류라는) 선택은 변함 없었다. 타 구단에서 더 좋은 조건이 오더라도 삼성에 남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영원한 라이온즈맨'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구자욱은 "계약 후 FA 신청하지 않고 은퇴하는 선수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굉장히 멋지고 제가 첫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FA 대신 다년 계약으로 은퇴하는 그날까지 삼성에 남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 무대에 진출했을 때 누구보다 기뻐했던 구자욱. 가을 잔치가 이틀 만에 막을 내렸을 때 분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팀과 개인 모두 빛나는 한 해가 되길 간절히 바랐다. 
"작년에 팀이 잘했기 때문에 제가 빛났다고 생각한다. 팀 성적이 하위권에 머물렀다면 제가 빛날 수 없었을 거다. 올해는 팀도 저도 빛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모든 부분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는 게 저의 작은 소망이다". 구자욱의 말이다. /what@osen.co.kr
구자욱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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