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메이저리그에서 코리안 빅리거 서재응, 김병현, 최희섭이 동시에 활약했던 때가 있었다. 세 선수는 모두 광주일고를 졸업했다. 미국 현지에서 메이저리거 3명을 배출한 광주일고가 크게 주목을 받았고 화제가 됐다. 이후 강정호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 광주일고는 빅리거 4명을 배출했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선수를 배출한 고교는 1만 3000개 가까이 된다. 4명 이상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고교는 600개 조금 넘는다. 채 5%가 되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숫자다.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글렌도라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도 글레도라 고교에서 야구 선수로 활약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함께 뛰었던 플럿코와 피터스는 올해 나란히 KBO리그로 진출했다. 플럿코는 피터스와의 인연을 묻자 “고교 후배”라며 반갑게 이야기했다.
4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플럿코는 “피터스는 고교 후배인데, 고교에서 함께 뛰지는 않았다. (메이저리그) 캠프에서 서로 맞대결을 해 본 적은 있다”고 했다. 플럿코가 피터스 보다 4년 선배다.
플럿코는 2010년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휴스턴에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휴스턴과 계약하지 않고 UCLA 진학을 선택했고, 2013년 11라운드로 클리블랜드에 지명돼 입단했다. 201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지난해는 볼티모어에서 불펜 투수로 뛰었다.
피터스는 2014년 시카고 컵스의 지명을 받아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LA 다저스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시즌 도중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이적했다.

플럿코는 “고교 감독님이 아주 기뻐하더라. 고교 때 제자 2명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도 대단한데, 이제 한국에 나란히 진출해 신이 나고 흥분하더라”며 “그런데 제자 두 명의 경기를 모두 챙겨 보려고 하면 힘들 거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플럿코는 고교 때 야구를 가르쳤던 댄 헨리 감독과 여전히 자주 연락을 하고 지낸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은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라고 존경심을 표현했다.
제자 2명의 KBO리그 진출을 두고 어떤 이야기를 해줬는지 묻자, 플럿코는 “둘이 서로 치고 박고 싸우지 않고 둘 다 잘 하라고 하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그러나 프로는 냉정해야 하고, 내가 피터스 보다는 잘 하고 싶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피터스는 198cm 102kg의 거구다. 파워가 장점이다. 지난해 다저스와 텍사스에서 뛰며 240타석에서 13홈런을 쏘아올렸다. 그러나 정교함은 조금 떨어지는 편. 12볼넷 82삼진, 시즌 타율은 1할9푼7리를 기록했다.
한편 글렌도라 고교를 졸업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는 플럿코, 피터스를 포함해 4명이다. 에드 피어스, 애런 로원드가 있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에서 11시즌을 뛴 로원드가 가장 오래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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