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40, 삼성)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지난해 44세이브를 거두며 KBO리그 최고령 구원왕에 등극했다. 삼성은 오승환에게 지난해 연봉보다 5억원 인상된 16억원을 안겨줬다. 오승환은 올해도 삼성의 뒷문을 굳게 지켜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난 4일 경산 볼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난 오승환은 "결혼을 준비하면서 준비 루틴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현재 몸 상태는 생각보다 훨씬 더 좋다. 조바심 안 내고 있으니 더 편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루하루 운동하면서 나 자신에게 압박을 줬던 것 같다. 훈련을 더 많이 하고 시간도 더 길게 하려고 하는 등 압박이 많았다. 올해는 운동을 안 한다는 게 아니라 편하게 하려고 한다. 나 스스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운동을 좀 줄이라고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됐지만 기량과 체력 모두 자신 있다. 오승환은 "힘에 부치고 어렵다고 생각하면 마무리도 나가면 안 된다. 힘이 부치는 상황에서 나가는 건 팀에도 도움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승환은 부상 방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훈련을 많이 한다고 기량이 갑자기 확 느는 건 아니다. 훈련을 많이 해서 실력을 끌어올리기보다 떨어지는 속도를 늦추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훈련 후 피로 회복, 재활 치료 등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다. 끊임없는 노력과 철저한 자기 관리가 뒷받침돼야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기 때문이다.
"후배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도 없지 않다. 반대로 이용할 때도 있다. 나태해질 때 스스로 채찍질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는 게 오승환의 말이다.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좋은 투수들은 타 구단에도 많다.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내느냐의 차이다. 다들 열심히 하고 있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저는 후배들이 열심히 하는 걸 잘 알고 있지만 결국 결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도 훈련이지만 경기 결과가 중요하다. 후배들이 결과에 따른 책임감의 중요성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KBO는 올해부터 타자 신장에 따른 선수 개인별 스트라이크존을 철저하게 적용한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트라이크 판정 변화를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스트라이크 판정 존의 평균 분포가 전반적으로 좁은 형태로 변화됐다.
이에 따라 KBO는 스트라이크존 개선을 통해 볼넷 감소, 더 공격적인 투구와 타격, 경기시간 단축 등의 긍정적인 변화를 통해 팬들에게 더 신뢰받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향후 국제 경기에 참가하는 투수와 타자 모두 보다 빠르게 국제 대회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할 수 있는 등의 효과도 목표로 한다.

오승환도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반겼다. 그는 "아직 접해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저뿐만 아니라 모든 투수들이 환영할 거다. 반대로 타자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의견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해마다 목표는 똑같다. 팀이 많이 이기고 부상 없는 한 해를 보내는 게 제일 중요하다. 몸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무리 투수로서 세이브 상황에서 블론 세이브를 적게 하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