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레이닝복을 입고 취재진을 만난 김진성(37)은 환하게 웃었다.
그는 5일 LG챔피언스파크에서 캠프 훈련 첫 턴(3~5일)을 소화한 느낌을 묻자 “행복하게 야구 하고 있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무엇이 그렇게 행복할까. 김진성은 “LG 유니폼 자체가 이쁘고, 모든 면에서 지원을 잘 해준다. 야구 선수로서 훈련에만 집중하도록 모든 것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김진성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NC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2020년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으나, 1년 만에 방출됐다. 지난해 부진했고, NC는 선수단을 대거 정리했다. 창단 때부터 희노애락을 함께 한 베테랑 선수들도 떠나야 했다.
김진성은 새 팀을 찾은 과정에 대해 “많이 힘들었다. 나 혼자라 아니라 딸린 가족이 있다는 것이 가장 힘들더라. (방출 명단) 나오자마자 전화를 돌렸다”고 말했다.
쉽지 않았다. 타 구단 단장, 운영팀의 전화번호를 수소문해 직접 전화를 걸고 문자로 글을 남겼다. 김진성은 “주위에서 (관심있는 구단에서) 전화가 올 거라고 기다려 보라고들 했다. 너 정도면 연락올테니 기다려라고. 그러나 나는 그런 생각이 안 들었다. 문자 보내고 전화 드리고 했다. 소속이 없으니까 내가 직접 발로 뛰어 살기 위해 발버둥쳤다”고 말했다.
LG가 김진성에게 손을 내밀었고, 간단한 입단 테스트를 거쳐서 계약했다. 창원에 있는 가족들과 당분간 떨어져 지내야 하지만, 새로운 팀에서 야구를 계속 할 수 있는 것 자체로 행복하다.

LG에 인연이 있는 코치, 선수들도 많아 적응에 도움을 받고 있다. 김진성은 “아는 사람이 꽤 있더라. 허도환, 이상호는 같은 팀에서 뛰었고, 이호준 코치, 모창민 코치도 있다. 트레이너 분도 이전에 함께 했던 분이 있다. 다른 LG 선수들도 격 없이 잘 대해 주더라”고 말했다.
새로운 팀에서 동기부여도 될 것이다. LG 불펜은 리그 정상급으로 탄탄하다. 불펜의 자리를 잡으려면 팀내 경쟁도 만만찮다.
김진성은 “고우석, 정우영, 이정용 등이 운동하는 것을 봤는데, 어린 나이에도 자기만의 운동 루틴이 있더라. 체계적으로 하는 것이 대단하더라. 투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더라”며 “LG 불펜에서 내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 것보다 팀에 힘이 되는 역할을 할 수만 있다면 된다. '잘 데려왔다. 영입을 잘 했다'는 소리가 나오게 하는 것이 목표다. 내가 꼭 필승조에 들어가야지 보다는 김진성이 와서 팀에 도움이 되고, 잘 데려왔다는 소리만 들어도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 시즌 개인 목표가 있었는데, 방출되고 어렵게 다시 팀을 찾아서 개인 목표는 따로 없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자. 개인 성적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베테랑인 김진성은 NC에서 한국시리즈 우승도 차지했고, 큰 경기 경험이 많다. LG 젊은 불펜들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김진성은 “큰 무대의 경험을 무시 못한다. 개인적으로 첫 한국시리즈와 2번째 한국시리즈는 달랐다. 작년 LG가 밀릴 게 아닌데, 두산이 경험이 많아서 밀렸다고 본다. LG가 계속 가을야구 경험을 해서 올해는 작년과는 다르지 않을까, 잘 할 거 같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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