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만 75개"..현정화vs서효원, 탁구 신·구 레전드 맞대결 성사('국대는 국대다')[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2.02.05 23: 18

탁구 레전드 현정화 선수가 '국대는 국대다'에 첫 주자로 출격했다.
5일 MBN 새 예능프로그램 '국대는 국대다'가 첫 방송됐다. '국대는 국대다'는 과거 스포츠 레전드였으나 현재는 은퇴한 선수가 다시 훈련하여 현역 선수와 대결하는 스포츠 예능.
이날 등장한 첫 번째 레전드는 국대 10년, 은퇴한지 27년인 탁구 레전드 현정화 선수였다. 88서울 올림픽 여자 복식 금메달, 91 지바 세계탁구선수대외 남북 단일팀 우승, 국내 치초 세계 탁구선수권 대회 그랜드슬램, 명예의 전당 등극 등의 경력을 지닌 현정화는 현재 감독으로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는 상황.

배성재는 현정화에 대해 "공식 대회 메달 133개 중에 금메달만 75개. 주요 국제대회 금메다 23개. 아직 이 벽을 넘은 사람 없다"고 소개했다. 김동현은 "가장 힘들게 딴 메달이 뭐냐"고 물었고, 현정화는 "85년 대표선수 되고 86년 아시안게임이 첫 공식 데뷔 무대다. 그때는 중국도 아니었다. 중공이었다. 결승전에서 중공이랑 시합을 했는데 3시간 정도를 했다. 3대 1로 이겼음에도 3시간만에 어렵게 이기고 당시 양영자 선배와 처음 복식조 만들어서 출전 했는데 그게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또 가장 영광스러운 메달로는 88 올림픽을 꼽았다. 당시 세계 최강 중국팀에 맞서 승리를 거뒀던 현정화는 "88 올림픽때는 제가 의도된 선수였다. 중1때 우리나라에서 올림픽 개최가 결정돼서 제가 유망주니 협회 차원에서 저를 계속 길렀다. 그래서 88 올림픽은 저에게 당연히 따야하는 금메달이었다. (양영자) 언니랑 저랑 끝나고 난 뒤에 '금메달 따서 장말 다행이에요'라고 했던게 아직도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특히 현정화 하면 잊을 수 없는 것이 그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호흡 맞췄던 남북 단일팀 멤버 리분희 선수. 영화 '코리아'로 제작되기도 했던 당시 경기 영상을 본 현정화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는 "볼때마다 감동적이다. 저때 많이 울었다. 한번도 우승하고 운적 없었는데 많이 울었다. 어떤 눈물인지 모르겠다. 잘해서 운게 아니라 가슴 밑바닥에서 뭔가가 밀치면서 올라오는데 북한 아이들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그냥 울기만 했다"며 "이렇게까지 못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회상했다.
그런가 하면 현정화는 1993년 스포츠스타 최초 화장품 모델로 발탁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당시 광고료만 3천만원, 스카우트비는 광고료의 2.5배인 7천 5백만원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이를 들은 김동현은 "그때 한달 평균 임금이 60만원 됐을거다"라고 말했고, 현정화는 "그때 강남에 아파트를 샀어야 했는데.."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현역 시절 선수촌에서의 인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현무는 "체조계 꽃미남 여홍철 선수가 많이 설렜단 소문이 있더라"라고 물었고, 현정화는 "그때는 연하는 상대 안할때였다"고 단호히 답했다. 김동현은 "유남규 선수와 결혼했다는 소문도 있었다"고 언급했고, 현정화는 "그 당시 유남규 선수는 제 스타일 아니다. 우리 신랑한테 실례"라고 일축했다. 이에 홍현희는 "(결혼설) 당시 두분 다 연인은 없었냐"고 물었고, 현정화는 "전 있었다. 우리 신랑이었다. 대놓고 사귄다고 못했다"고 설명했다.
현정화는 '국대는 국대다'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저한테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내가 몸을 만들고 이렇게 하면 옛날처럼 할수 있을까?'하는 설렘이 있더라"라고 전했다. 배성재는 "스포츠 캐스터로서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반신반의했지만, 김동현은 "전매특허 기술이 있다. 송곳 스매싱. 그거 있으면 지금 누가 와도 막을 사람 없다"고 말했다. 현정화 역시 "제 스매싱을 받을 사람이 현재 선수들중에 별로 없다"고 자신했다.
이후 진행된 짧은 실력 테스트에서 현정화는 흐트림 없는 자세로 여유있게 송곳 스매싱까지 선보였다. 전현무는 "27년 쉰 사람 맞냐"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배성재는 "탁구공 보통 시속 100km 이상이다. 상대 코트까지 0.2, 0.3초밖에 안걸린다. 본능적으로 움직여야한다"고 말했고, 현정화는 "공을 보내는 순간 이쪽으로 올거라 예상해야 칠수 있다"고 설명해 놀라게 했다.
뿐만아니라 현정화는 정확도 테스트에서도 컵과 막대가자까지 맞추는 신공을 발휘했다. 홍현희는 "지금은 훈련도 안한 상태였는데 연습하셔서 끌어올린다면 경기때는 완전.."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동현과 진행한 경기 운영력 테스트에서 아쉽게 승리를 내어준 현정화는 "살짝 방심했다. 다음때는 절대 방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현정화가 상대할 현역 국가대표 선수는 다름아닌 현정화의 애제자, '공격하는 수비수' 서효원이었다. 그는 현정화에 대해 "같이한지 10년정도 된것 같다. 너무 잘 맞다. 나의 롤모델이자 지금 이자리까지 있게 해주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 결과에 대해서는 "누구한테 물어봐도 제가 이긴다고 하지 않겠냐. 제가 국가대표인데. 감독님 내 서비스 못 받으실 것 같은데. 감독님 괜찮으세요?"라고 자신만만해했다.
이를 들은 현정화는 "제가 저렇게 키웠다. 이번에 세계 선수권대회 8강 올라갔다. 그런데 저랑 붙인다고요? 제가 국대 이기면 제가 국대 해야하는거 아니냐"면서도 "사실 살짝 자신 있다. 왜냐면 제가 현역 시절 수비형 선수한테 진적이 없다. 공격을 안 주면 된다. 그게 국대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현정화에게 주어진 시간 단 60일. 서효원을 향해 "나한테 지고 울지 마라"고 선전포고한 서효원은 27년만에 직접 자신만의 라켓을 만들고 맹연습에 돌입했다. 중간점검에서 체력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 실망감을 안긴 그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 한발 떼기가 힘들다. 지금은 공을 치는것보다 체력을 업그레이드해야한다는 생각"이라며 스파르타식 체력훈련에 도입했다.
김동현과 함께한 체력 훈련을 마친 현정화는 기술 훈련을 위해 배성재와 만났다. 배성재는 "현정화 감독님 정도 급의 지도자가 있으면 싶어서 특별한 분을 어렵게 모셔왔다"며 국가대표 유승민을 키운 미다스의 손 김택수 감독을 소개했다.
"어렸을때 봐와서 지금까지 친구로 있다"고 밝힌 김택수 감독은 "(출연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경기 승패 떠나서 나이 먹어서 부상 오지 않을까 걱정 된다"면서도 "승부욕 있어서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 같다. 선수촌 시절 워낙 독한걸 많이 봤다. 못볼꼴을 많이 봤다. 남자 선수들이랑 대결하자가 지면 이길 때까지 한다. 그래서 10시, 11시까지 하기도 했다"고 현정화의 남다른 승부욕을 알렸다.
김택수 감독과의 특훈을 마치고 드디어 경기 디데이가 다가왔다. 현정화는 "이날만 기다렸다. 다시 국가대표가 된듯한 느낌"이라며 "최선 다한만큼 좋은 경기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효원 역시 "많이 쉬셨고 저는 계속 현역으로 했으니까. 모든 선수들이 누가 지는걸 좋아하겠냐. 저도 지는걸 별로 안 좋아한다"고 말했다.
경기장에서 마주한 현정화는 "대회 준비하면서 이렇게 간절했던적 없다. 선수생활 할때보다도 좀 더 진지한 마음으로 했는데 꼭 이기고 싶다. 꼭 이기겠다"고 말했고, 서효원은 "너무 존경하지만 이번 시합만큼은 최선을 다해서 이기겠다"고 선전포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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