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32)은 지난 5일 거제 하청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주루 훈련에 앞서 “알려줄 게 있다”며 선수들 앞에 섰다. 메이저리그에서 배운 주루 노하우를 직접 몸으로 선보이며 국내 선수들과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베이스를 밟고 턴하는 과정에서 가속도를 붙일 수 있는 주루 방법. 터크먼은 “2루로 갈 때 너무 크게 돌지 말라. 몸은 저절로 고개를 따라가게 된다. 베이스 밟는 힘과 회전력을 이용해 직선으로 더 빨리 달릴 수 있다”고 상세하게 설명했다.
말로 하는 설명이 전부가 아니었다. 주루코치처럼 직접 몸으로 시범을 보여줬다. 1~2루 사이에 서서 뛰는 각을 넓히는 지점을 정확하게 가리키며 “뛰는 코스는 곡선이 되겠지만 최대한 직선으로 붙여 뒬 수 있는 거리가 된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한화 선수들도 터크먼이 알려준 방식으로 뛰며 새로운 주루를 습득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해오던 습관이 몸에 배어있어 당장 바꾸기는 어렵지만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뛴 터크먼의 최신 트렌드를 접하고 시도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감독대행으로 한화의 거제 스프링캠프를 이끌고 있는 대럴 케네디 작전·주루코치는 “터크먼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프로답게 디테일한 면이 돋보인다. 주루에서 선수들의 실수가 나올 만한 각도를 잘 알고 있다. 젊은 선수들에게 그라운드 안팎에서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터크먼은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 통산 도루가 17개뿐이지만 마이너리그에선 8시즌 통산 117개를 기록했다. 한 시즌 20개 이상 도루를 할 주력이 있다. 공격적인 주루를 추구하는 한화 야구의 새로운 동력이 되어줄 수 있는 선수다.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워크에식이 좋기로 소문난 터크먼은 그 부분에서 이미 합격점을 받았다. 미국에 비해 날씨가 궂고, 시설이 열악한 캠프 환경에도 불구하고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하겠나. 새롭고 좋은 경험이다”며 불평불만 없이 긍정적으로 훈련하고 있다. 캠프 첫 날 선수단 미팅 때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며 선수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한국의 문화도 빠르게 습득하고 있다. 주변 관계자들을 보면 공손하게 두 손 모아 모아 90도로 꾸벅 인사를 한다.

터크먼은 “한국에서 존중과 감사의 의미를 표하는 방법을 통역에게 배웠다.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며 “우리 팀 어린 선수들에게 내 것을 가르쳐주기도 하지만 내가 중고참 선수들에게 배울 것도 있다. 서로 배우면서 다 같이 좋은 활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