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 이겨도 '편파 판정'과 싸워야 하는 韓선수들[오!쎈 초점]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2.02.08 06: 09

 4년간 올림픽만 바라보고 구슬땀을 흘린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의 노력이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는 지난 7일(한국시간)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 나서 다 잡은 결승행 티켓을 놓쳤다. 납득하기 어려운 ‘실격’ 판정 때문이다.
준결승 1조에 나선 황대헌은 가장 빨리 결승선에 스케이트 날을 들이밀었다. 4바퀴를 남겨두고 3위로 달리고 있던 황대헌은 앞서 가던 중국 선수 두 명을 인코스로 단번에 제치고 1등으로 결승점을 찍었다.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남자 쇼트트랙 1000m 경기가 열렸다.대한민국 황대헌이 추월을 하고 있다. 황대헌은 1위로 결승선을 통과 했으나 비디오 판독 끝에 실격 당했다. 2022.02.07 /jpnews@osen.co.kr

깔끔한 레이스였다. 심판진의 공식 판정이 나오기 전까지 ‘실격’을 의심할 부분을 찾기 힘들었다. 한국 중계진들이 황대헌의 결승 진출에 선축하를 보낼 정도였다.
하지만 놀라운 판정이 나왔다. 황대헌이 인코스를 파고들 때 뒤늦게 레인을 변경했다는 이유로 심판진은 황대헌에게 실격을 줬다. 황당한 결과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SBS해설위원이자 쇼트트랙 올림픽 메달리스트 박승희는 “말이 안 된다”며 정말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전 중국 쇼트트랙 선수이자 자국에서 해설위원을 하고 있는 왕멍도 황대헌의 실격 판정에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레이스 과정에서 책잡힐만한 반칙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승 경기가 열렸다.대한민국 이준서가 결승선을 2위로 통과하며 환호하고 있다. 2022.02.07 /jpnews@osen.co.kr
같은 종목에 나선 이준서도 편파판정의 희생양이 됐다. 4조에서 레이스를 펼쳐 2위로 결승선을 지났지만 실격처리됐다. 심판진은 이준서가 순위를 끌어올리고자 추월을 시도할 때 뒤늦게 레인을 변경했단 이유로 실격을 줬다. 
박승희 해설위원은 “웃음이 나온다. (한국선수) 두 명 모두 어이없는 실격을 받았다. 실격 기준, 심판진의 기준을 전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놀랍게도 황대헌과 이준서가 부당해 보이는 실격을 당할 때 중국 선수들이 수혜를 봤다. 중국은 억지로 끼워 맞춰 3명의 선수를 결승에 올려 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결승에서도 편향된 판정을 등에 업고 찝찝한 금메달을 가져갔다.
올림픽은 공정이 기본 바탕이다. 선수들은 흘린 땀을 정정당당하게 보상받아야 한다. 개최국이 어딘지에 따라 잣대가 달라지면 안 된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쇼트트랙 맏형’ 곽윤기(고양시청)의 “스치기만 해도 실격될 수 있다”는 말은 터무니없는 말이 아니었다. 편향된 판정이 올림픽 정신을 더럽히고 있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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