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욱이 형처럼 다년 계약했으면" 로컬 보이 출신 에이스의 간절한 바람 [오!쎈 경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02.08 11: 18

"그 질문 나올 줄 알았다. 예상하고 왔다". 
지난 7일 공식 인터뷰에 나선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은 구자욱이 다년 계약에 대한 질문을 받고 웃으며 말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을 예정인 구자욱은 삼성과 5년 최대 총액 120억에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은 구자욱의 실력은 물론, 향후 팀의 중심이 될 리더십을 갖춘 선수라는 판단으로 다년 계약을 추진했다.

원태인과 구자욱 / OSEN DB

구자욱은 계약 후 "삼성을 떠난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 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팀이 강해지는데 집중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팬 여러분께도 감동을 드릴 수 있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대구 토박이로서 "어릴 적부터 삼성에서 뛰는 게 목표"라고 밝혀왔던 원태인은 "그 질문 나올 줄 알았다. 예상하고 왔다"면서 "너무 부럽다. 자욱이 형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로서 FA 취득은 아주 중요한데 그걸 포기하고 다년 계약을 한다는 건 팀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팀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원태인 또한 삼부심(삼성에 대한 자부심) 넘치는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언젠가는 구자욱처럼 다년 계약을 체결하고 싶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제게도 그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당장은 (다년 계약이라는 게) 멀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지만 언젠가는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그런 계약을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태인 / OSEN DB
대구 출신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선 그는 팬들의 애정이 더욱 뜨거워졌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그는 "좀 변한 것 같다.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뒀고 타이브레이커의 임팩트가 컸다. 큰 무대에서 젊은 투수가 좋은 피칭을 했다고 팬들께서 좋아해 주신다"고 했다. 또 "식당에 가면 서비스도 더 많이 주신다. 삼성팬들은 대구 어디든 다 계신다. 그렇기 때문에 다들 반갑게 대해주셔서 정말 행복하고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꾸준히 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46번에서 18번으로 등번호를 바꾼 그는 "아버지와 형이 학창 시절부터 사용했던 등번호다. 저도 가족의 힘을 받기 위해 예전부터 달았던 18번을 고르게 됐다. 사실 (46번이 마킹된) 제 유니폼을 구입하신 팬들께 죄송하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등번호를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2년차 우완 이재희가 46번을 달고 마운드에 오른다. 이에 원태인은 "재희가 등번호 변경 소식을 듣고 연락 왔더라. 평소 '형 같은 투수가 되고 싶다' '형처럼 체인지업 잘 던지고 싶다'고 할 만큼 제게 많이 배우고 싶어 하는 후배가 제 등번호를 물려받는다니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좋은 기운을 잘 이어받아 5선발 경쟁에서 좋은 결과를 거둔다면 좋은 기운이 갔다는 거니까. 제 기운을 다 빼앗아가지 말고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웃어보였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