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 삼기 충분한 선수”…KBO 챔피언, 30억 국민거포에 빠져들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2.09 04: 33

모처럼 외부 FA 시장에서 지갑을 연 KT 위즈가 스프링캠프부터 투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캠프 시작 후 불과 일주일만에 30억 국민거포 박병호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 모습이다.
KT는 지난해 12월 3년 총액 30억원에 KBO리그 대표 4번타자 박병호를 품에 안았다. 2017년 11월 황재균(4년 88억원) 이후 4년만에 외부 FA 영입을 성사시키며 은퇴한 유한준의 공백을 메웠다. 키움에 건넨 보상금 22억5000만원까지 포함하면 총 55억5000만원의 꽤 큰 돈을 투자했다.
스프링캠프서 느껴지는 박병호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지난 8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만난 KT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 사이에서 (박)병호의 이미지가 좋다. 예전에 내가 알던 넥센 박병호다”라며 “유한준 못지않게 성실한 선수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병호만의 루틴이 어린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롤모델 삼기 충분한 선수다”라고 흡족해했다.

KT 박병호가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2022.02.05 /rumi@osen.co.kr

간판타자 강백호의 경우 1루수 전향 이후 처음으로 정통 1루수 멘토를 만났다. KT는 강백호 등장 전까지 1루수 전문 요원 기근에 시달렸던 터. 과거 오태곤, 문상철, 남태혁, 윤석민 등이 있었지만 임팩트가 부족했다. 그러나 강백호 역시 빼어난 타격과 달리 수비는 미숙하다는 평가를 계속 받아왔다. 이에 오프시즌 SNS를 통해 “캠프 때 병호 선배님께 달라붙어 수비를 여쭤보겠다”고 남다른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감독은 “(박)병호는 본인보다 (강)백호가 더 많이 수비를 나가야한다고 말한다. 어린 나이에 지명타자는 아니라는 생각이다”라며 “그 동안 전문 1루수 출신이 없었는데 베이스 자리 선점 등 기본기를 알려주면 당연히 좋다. 솔직히 백호가 준비가 늦어 보이지 않는 실수가 있었다. 백호도 병호한테 많이 물어보더라”라며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KT 박병호와 강백호가 1루 수비훈련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22.02.05 /rumi@osen.co.kr
박병호의 올 시즌 예상 타순은 당연히 4번이다. 일각에서 에이징 커브가 왔다는 시선도 있지만 사령탑은 그가 최소 20홈런을 쳐줄 것이란 믿음이 있다. 이 감독은 “키움 시절 병호가 나오면 항상 무서웠다. 걸리면 넘어가는 선수”라며 “우리 팀에 와서도 그런 보이지 않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나성범, 최형우와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박병호 효과를 향한 기대가 크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철저한 자기관리, 모범적인 선수생활, 풍부한 경험 등이 젊은 선수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장 박경수는 “오히려 후배들에게는 나보다 더 든든한 맏형이 될 수 있다. 야구 실력 자체를 떠나 박병호가 하는 행동, 야구를 대하는 태도만 봐도 플러스가 된다”고 말했다.
프런트 역시 박병호가 3년 30억원의 가치를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지난해 부진은 에이징 커브가 아닌 일시적인 기복이었다는 시선이다. 데이터 기획팀장을 맡았던 나도현 신임 단장은 “박병호가 타구 속도는 계속 좋았다”며 “분명 우리 팀에 온 게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과거 이성열, 이호준처럼 박병호 역시 늦은 나이까지 잘할 수 있다. 최근 모습은 에이징 커브가 아닌 잠시 페이스가 떨어졌을 뿐”이라고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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