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NC와 2대1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하게 된 김태군(포수). 정들었던 창원을 떠나 아무런 연고도 없는 대구에 오게 된 그는 모든 게 낯설었다. 혼자 왔었다면 부담감은 그나마 덜했을 텐데 아내와 두 아이까지 함께 옮기면서 눈앞이 캄캄했을 터.
김태군이 경찰 야구단에서 병역 의무를 수행할 때 창원에 남아 있는 김태군의 가족을 위해 알뜰살뜰 잘 챙겼던 NC 박석민과 그의 아내가 김태군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대구가 고향인 박석민은 2016년 NC로 이적하기 전까지 삼성에서 뛰었다. 대구에서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박석민은 김태군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세세히 챙겼다. 생활 환경이 좋은 아파트를 물색하고 첫째 아이가 다닐 유치원까지 알아봤다.

지난 7일 인터뷰 차 취재진과 마주 앉은 김태군은 박석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석민이 형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며 "제가 대구에 연고가 없는데 석민이 형이 새로 살 아파트는 물론 첫째 아이가 다닐 유치원까지 다 알아봐 줬다.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이 자리를 통해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군은 팀 분위기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그는 "그동안 잘 몰랐던 선수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해보니까 외모와 달리 순수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다가가기 편하다.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양창섭과 최충연이 특히 그렇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태군은 불펜 피칭할 때마다 가장 큰 목소리로 "나이스 볼"을 외친다. 투수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서다.
"포수는 항상 투수들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고 배웠다. 이곳에 처음 왔기 때문에 제 스타일대로 해야 투수들이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어린 투수일수록 더욱더 그래야 한다. 나만 생각했었다면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다. 팀 성적이 좋아야 하고 팀 성적이 나와야 모든 선수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포수와 함께 해온 그는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제 이름 앞에 준주전급 포수라는 수식어가 붙는데 어쩔 수 없다. (양)의지 형과 (강)민호 형 모두 뚜렷한 장점이 있다. 좋은 부분을 잘 흡수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라고 했다.
강민호와 김태군이 지키는 삼성 안방은 10개 구단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김태군은 "작년까지 양의지-김태군 콤비를 최고로 평가해주셨는데 삼성에 와서도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걸 느낀다"고 씩 웃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