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반도체 빅딜’로 평가 받았던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 지난 2020년 9월 이후 약 17개월 간 이어진 인수 협상은 미국, 유럽 등 각국 규제기관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8일(이하 한국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더버지 등 복수의 외신은 “글로벌 반도체 사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미국, 영국, 유럽 규제 당국의 반대로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의 인수 무산으로 모기업인 소프트뱅크는 최대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4900억 원)의 보상금을 받을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지난 2020년 9월 발표 이후 반도체 업계가 주목하는 ‘세기의 빅딜’이었다. 소프트뱅크는 ARM을 엔비디아에 660억 달러(약 79조 원)에 매각하려 했었다. 전세계 GPU(그래픽 처리 장치) 시장을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가 반도체 전문 설계 기업인 ARM을 인수한다면,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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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은 전 세계 모바일칩 IP 설계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기업이다. 애플의 A시리즈, 퀄컴의 스냅드래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모두 ARM의 명령어 세트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엔비디아는 ARM 인수로 CPU 시장에 진출하려 했으나,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들과 각국 규제기관들이 독과점 우려를 제기하면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소프트뱅크와 엔비디아는 “양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수 협상을 가로막는 중대한 규제 문제 때문에 계약을 파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인수가 무산된 이후 2023년 3월까지 ARM의 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 협상의 실패로 ARM의 경영진은 즉시 개편됐다. 사이먼 시거스 CEO가 물러난 이후 ARM IP 프로덕트 그룹 대표로 재직 중이던 르네 하스 CEO를 선임했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