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 한화 투수 문동주(19)가 첫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2022년 1차 지명으로 계약금 5억원을 받고 한화에 입단한 우완 강속구 투수 문동주는 지난 8일 2군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서산구장에서 첫 불펜 피칭을 했다. 직구로만 총 30개 공을 던지며 상태를 체크했다. 100% 전력 투구가 아니라 50~60% 저강도로 가볍게 던지며 마운드에서 적응하고, 투구 밸런스와 리듬감을 확인했다.
문동주는 지난해 9월 멕시코에서 열린 23세 이하 야구월드컵에 참가한 뒤 공을 던지지 않고 관리에 들어갔다. 거제에 있는 1군 캠프 대신 서산 2군 캠프에서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신인 캠프 때부터 인터벌 스로잉 프로그램을 소화했고, 이날 첫 불펜 피칭을 시작으로 4주간 단계별로 강도와 투구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내달 초에는 변화구를 포함해 100% 불펜 피칭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짰다. 4월 개막 시점에는 충분히 실전 투구가 가능한 페이스를 밟고 있다.
이날 문동주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은 “첫 마운드에서 피칭이었는데 난사 없이 90% 정확도였다. 투수들에겐 50~60% 저강도 피칭이 더 까다로운데 잘 소화해줬다”며 “(저강도 피칭으로) 투수들의 밸런스나 리듬감, 손 감각 조절 능력을 볼 수 있는데 문동주는 그야말로 특급이다. 신체 조건과 유연성 모든 게 좋은 투수다. 성실함까지 갖춰 지금까지 준비된 프로그램을 잘 소화했다. 100% 피칭은 3월초로 계획돼 있는데 잘 따라와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정진 한화 퓨처스 투수코치도 “제구는 말할 것도 없었고, 생각보다 더 좋은 피칭을 해줬다. 코치들의 의견은 모두 같다. 비시즌부터 계속 봤는데 쉐도우나 드릴만 봐도 밸런스가 좋고, 편안해 보인다. 잘 배운 것도 있고, 역시 타고난 것이 큰 것 같다. 이 세계에서 잘하는 선수는 타고난 재능을 갖추고 있기 마련인데 문동주는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코치는 “보통 선수라면 입단부터 주목받은 신인 선수가 1군 캠프에 합류하지 못해 의기소침할 수도 있는데 문동주는 내색도 안 한다. 현재 상황에서 우리의 메시지를 이해하며 잘 따라준다”고 칭찬하며 “지금 괜찮더라도 페이스를 더 올리지 말고 늦추라는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동주는 이날 불펜 피칭 소감으로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라 떨릴 것 같았는데 막상 시작되니 떨리지는 않았다. 무리하지 않고 공만 던지자는 마음으로 감각을 찾는 데 집중하다 보니 좋을 때 하는 피칭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팔이나 공 던지는 적응 훈련을 열심히 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등번호 1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첫 투구를 한 것에 대해선 “초등학교 때 오렌지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시작했다. 그때 달았던 번호도 1번이었다. 같은 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프로를 시작하게 돼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다. 에이스의 상징적 번호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에 걸맞는 선수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거제 1군 캠프에서 함께 훈련 중인 ‘롤모델’ 류현진(토론토)과 만나지 못한 게 아쉽기는 하다. 문동주는 “가까이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울 수 있어 아쉬운 마음이 있다. 직접 뵐 기회가 있다면 타자 상대하는 방법, 상황에 맞는 투구, 변화구 등을 여쭤보고 싶었는데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제 상황에 맞게 준비하는 것이 첫 번째다. 시즌 끝까지 치르는 몸을 만드는 것에 더 집중하는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문동주는 “앞으로 피칭 스케줄을 잘 소화해 100%로 던질 수 있게 몸을 만드는 게 목표다. 1군 욕심보다 기회가 주어지면 100%일 때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