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선수 성공, 공정한 평가시스템이 뒤따라야 한다 [KS 우승비법 12]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22.02.11 17: 06

<사진>육성선수들이 스타로 성장하기 위해 걸치는 한 과정인 퓨처스 올스타전.  /OSEN DB
지금까지 이런 프로야구 스토리는 없었다. 프로야구단 운영의 한축을 맡아 3년 프로젝트로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마침내 목표를 이룬 야구단 임원이 직접 밝힌 비법이다. 한국프로야구 40년사에 야구단 경영진이 팬들의 야구단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기 위해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에세이로 펼쳐낸 것은 처음이다. 프로야구단의 고위 임원으로 지내면서 팀을 어떻게 강팀으로 만드는지 그 과정 과정 하나씩을 세밀하게 풀어내 팬들에게 알려주는 첫 작품인 것이다. 물론 유진은 필명이고 등장인물은 가명으로 썼다. [편집자주]
<전편 요약>온갖 고생끝에 육성선수됐으나 자리가 없어 출장기회를 잡지 못하는 한 선수를 무상 트레이드로 타구단에 넘긴 사례를 소개했다. 타구단으로 간 이 선수는 출장 기회를 잘 살려 팀의 주축선수로 거듭났다.

-육성선수 성공의 최대 요인은 '마음 가짐'이다
-출장 기회가 중요하다. 그리고 공정한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
W구단으로 트레이드 되기 전에, 나는 2군 훈련장을 방문할 때마다 열심히 훈련하는 장용식 선수를 발견하곤 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제일 일찍 나와서 훈련을 시작하고, 제일 늦게까지 남아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끊임없이 한가지 의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다. 왜 장용식 선수같이 열심히 하는 선수가, 1군에서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그렇게 많이 필요할까? 프로구단에 입단한지 불과 1~2년된 선수들 중에서 1군에서 좋은 성적을 만들어내는 선수들도 있는데. 1군에 콜업되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도 육성의 한 성공요소이기 때문에,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다. 
육성팀장을 비롯한 부서장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선수를 잘 육성한다는 것은 1군에서 오래 활약할 수 있는 선수를, 가능한 짧은 기간에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그렇다면 선수를 이렇게 육성시킬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일까?”
그러자 부서장들은 여러 가지 성공 요소를 끄집어냈다. 타고난 재질, 꾸준한 노력, 뛰어난 코칭스태프, 구단의 체계적인 육성시스템 등.. 그 중에서도 타고난 재질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하였다. 
유명한 미국 프로야구단의 육성시스템에 대해 서술한 책을 본 적이 있다. 이 책에서는 모든 구단의 1군 선수들 중에서 평균적으로 20~30%가 소위 ‘S’나 ‘A’급 선수이고, 70~80%가 ‘B’급 선수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S’나 ‘A’급 선수들의 승리 기여도가 높기 때문에, 팬뿐 아니라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모두 이 선수들을 주목한다. 그리고 이 선수들은 대부분 아마추어 시절에도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타고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뛰어난 재능이 경쟁에서 유리하기는 하겠지만, 성공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아마야구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가, 정작 프로무대에서는 1군에도 오르지 못하고 방출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반대로 아마야구에서는 두드러진 선수가 아니었지만, 프로무대에서는 1군 주전선수로 활약하는 선수들도 많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했던가! 선수들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훈련에 임하느냐가 선수들의 성공여부를 판가름한다고 할 수 있다. 노력에 따라서 ‘S’, ‘A’급이 될 수 있고, ‘B’급에 머무르거나 방출될 수도 있다. 그래서 선수들이 강한 열망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성공적인 육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장용식선수가 W구단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은, 바로 ‘기회’이다. 경기에 자주 나갈 수 있는 기회, 1군에서 뛸 수 있는 기회.
KBO 각 구단에는 평균 90명 내외의 선수들이 있다. 이들에게 모두 경기에 뛸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는 없다. 하지만 경기에 나갈 수 있을 만큼의 기량을 갖춘 선수에게는, 자기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래서 구단에서는 기량을 갖춘 선수를 골라내기 위한 ‘공정한 평가기준’이 필요하다. ‘공정한 평가기준’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잡기 위한 ‘건전한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뼈대가 된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코치나 선수들이 인정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그리고 구단간에는 트레이드 같은 제도를 이용해서, 제대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국제대회에서 연이은 패배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프로야구의 미래에 대해 걱정이 된다. 더군다나 야구를 지망하는 어린 선수들이 줄어들고 있어서, 우리나라 야구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새로운 아마야구 선수를 발굴하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기존 프로야구 선수들이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프로야구의 본질적인 경쟁력은,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 경기를 만드는 것으로부터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야구를 좋아하는 아마야구 선수들도 늘어날 것이다.   
/글.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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