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홈런' 이제 못 본다, 투수들 엇갈린 반응… 기쁘거나 슬프거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2.12 04: 32

류현진(35·토론토)의 홈런은 이제 추억으로 남는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구단주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노사단체협약(CBA) 합의를 낙관하며 선수노조의 몇 가지 요구 사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 중 하나가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도입이다. 지난 1973년 아메리칸리그에 도입된 지명타자 제도가 내셔널리그에선 허용되지 않았다. 야구의 전통, 본질을 고수하며 투수도 타석에 들어섰다. 투수의 타격은 내셔널리그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이기도 했다.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이 홈런을 치고 있다. 2019.09.23 /OSEN DB

실제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류현진의 타격은 쏠쏠한 재미를 줬다. 동산고 4번타자 출신답게 우타석에서 종종 날카로운 스윙을 선보이며 ‘베이브 류’라는 별명도 붙었다. LA 다저스 시절이었던 지난 2019년 9월2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선 5회 동점 솔로포로 첫 홈런 손맛도 봤다. 
그러나 2020년 아메리칸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FA 이적하면서 타자 류현진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인터리그 내셔널리그 홈경기에서 4타석 들어선 게 전부. 올해부터 내셔널리그도 지명타자를 채택함에 따라 ‘타자 류현진’도 추억으로 남게 됐다. 류현진의 통산 타격은 성적은 217타수 38안타 타율 1할7푼5리 1홈런 12타점 12볼넷 1사구 96삼진. 희생번트는 32개였다. 
LA 다저스 시절 동점 홈런을 친 류현진이 덕아웃에 들어오고 있다. 2019.09.23 /OSEN DB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도입에 현역 선수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투수들은 타격시 부상 위험에서 벗어나 투구에 전념할 수 있고, 타자들은 일자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스타 투수 마커스 스트로먼(시카고 컵스)은 SNS를 통해 “마음에 든다. 나도 홈런과 몇 개의 2루타를 치고, 도루도 했다. 하지만 지명타자 있는 경기가 더 낫다고 믿는다”며 반겼다. 
스트로먼의 의견에 동의한 투수 아미르 가렛(신시내티)도 “보편적인 지명타자를 사랑한다. 수비에서 움직일 수 없지만 타격이 가능한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일자리가 생겼다”며 지지했다. 
트레버 윌리엄스 SNS
물론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또 다른 투수 트레버 윌리엄스(뉴욕 메츠)는 “가슴 아프다”며 SNS에 자신의 타격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 “오늘은 슬픈 날”, “투수의 타격이여, 편히 잠드소서”라는 자막을 넣으며 아쉬워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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