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상했다"
김민식은 2017 우승 포수이다. SK 와이번스에서 이적해 주전포수로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된 직후 기념구를 챙기지 않고 던진 장면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주전포수로 한승택과 굳건히 안방을 지킬 것으로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김민식을 비롯해 KIA 포수들은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수비와 타격 모두 마찬가지였다. 장정석 단장과 김종국 감독 체제가 되면서 전력보강론이 고개를 들었고, 포수부문 강화 필요성이 대두됐다. 구체적인 영입 후보까지 거론되는 등 지면을 뜨겁게 장식했다.

그러나 비시즌 기간중 포수 트레이드설이 무성했다. 한승택과 마찬가지로 책임감을 느꼈다. 13일 스프링캠프지 함평훈련장에서 만난 김민식은 "여기저기에서 트레이드에 대해 많이 들었다. 누구나 KIA 포수들이 약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이야기 나온다. 개인적으로 자존심 상했다. 그런 이야기 나오지 않도록 잘하겠다. 올해 잘해서 내년부터는 그런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김민식은 올해로 33살이다. 이제는 베테랑급 포수이다. 그래서인지 우승포수에서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올해를 준비하는 마음이 남달라졌다. 이날 첫 라이브배팅을 했다. "아직 시즌 많이 남았다. 오늘 투수볼 처음 쳤다. 적응해 가는 중이 천천히 가고 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포수라는 직책상 수비를 첫 번째 덕목이다. 높고 좌우로 넓어진 스트라이크존 대책이 가장 시급하다. "아직 정확하게 인지된 것이 아니다. 심판분들이 오셔서 경기처럼 해봐야 달라진 점을 알 것 같다. 일단 투수가 좋아진 조건이다. 높은 쪽, 옆 쪽이 더 넓어진다고 했다. 투수들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찾아봐야 한다. 장현식 등 우리 투수들이 하이볼을 잘 던진다"며 하이볼에 관심을 보였다.
주전포수들은 수비도 잘하지만 타격도 좋아야 한다. 그래야 일류 포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민식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미흡했다. 공을 잘 맞히는 정교한 타격을 하면서도 매년 2할대 초반의 타율로 끝났다. 꾸준함과 스태미너가 부족했다. 타석에서 집중력도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프링캠프의 큰 목표도 타격 강화이다.
김민식은 "타구 스피드 빠르지 않았다. 빠르게 보내는 생각으로 연습하고 있다. 겨울에 훈련하면서 스피드가 좀 붙은 것 같다. 웨이트도 하고, 잘치는 타자들에게 물어본다. 마무리캠프부터 중점적으로 연습했다. 많이 쳐보고 있다. 코치님들이 타이밍을 너무 짧게 잡는다고 길게 잡으라고 주문하신다. 지금까지 잘 되고 있다. 친구 (나)성범이 왔다. 일부러 같이 훈련하며 많이 물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장 김선빈과 나성범과 동갑이니 팀을 이끌어갈 위치에 있다. 김민식은 "선빈이가 중심으로 이끌어가고 내가 뒤에서 뒷받침해주는 역할이다. 가을야구를 못가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부각됐다. 현종형과 성범도 왔으니 잘 준비해서 가을야구 올라갈 수 있게 최대한 잘해보겠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