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家 얹혀살아” 박종환 前감독, 87세 떠돌이→영정사진 남겨 '먹먹' (ft.손흥민父子) [종합]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22.02.14 08: 05

‘마이웨이’에서 축구의 신화를 이뤘던 바 있던 박종환 전 감독이 87세인 노령에도 떠돌이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던 안타까운 근황을 전했다. 그가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길 많은 이들이 응원했다. 
13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스타다큐-마이웨이’에서 붉은 악마를 탄생시킨 세계청소년 축구 4강 신화로 영웅으로 불린 박종환 감독에 대해 알아봤다.
이날 박종환 전  감독은 누구보다 화려했던 그지만 그는 “사기당한 것이 많다”며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살아왔다고 해 궁금증을 안겼다.

본격적으로 박종환을 만나봤다. 목욕탕에서 하루를 시작한 가는 3년 전까지 감독직을 맡았다고 했다. 현재나이 87세가 된 “후회없어, 편안한 마음으로 후배들 하는거 구경하고 대화하려고 한다”며 흐뭇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박종환은 지인 집에 거주 중이라고 했다. 집주인은 여성인 듯한 여성복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박종환은 백만원 넘는 옷을 갖고 있는 모습. 박종환은 “딸 집에 옷 반 이상 보관 중이고 공로패랑 상패가 집에 7개가 있지만 임시로 보관 중이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분 도움으로 생활 중이라고. 박종환은 “혼자 사니까 얹혀살고 있다”며 6년 전 아내가 먼저 떠난 빈자리를 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보호자인 지인은 교회에서 설교하는 분이었다. 보호자는 “지인을 통해 통화하려는데 자살하려고 해, 깜짝 놀라 찾아갔다, 저 분을 도와줄 수 없는 부분이 없을까 싶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며 인연을 전했다.
박종환은 과거를 돌아보며, “친한 지인 7~8명에게 돈을 빌려줬다. 몇 천만원이 아냐 있는거 다 줬는데 못 받았다. 한 푼도 못 받고 얼굴도 못 보는 신세”라며 “독촉하지 않았다, 알아서 언제든 가져오길 믿고 기다리지만 비참한 게 한이다”며 속앓이를 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세상을 떠나고, 큰 딸 하나 있고, 아들은 미국으로 떠나, 객지에 돌아다니니 딸 집에 있기도 그래 힘들더라”며 전국을 돌며 떠돌이 생활을 했다고 했다. 박종환은 “돈 없지만 자존심은 있어 누구에게 신세지고 싶진 않았다”며 신념을 보였다.
제작진은 국가에서 지원되는 돈은 없는지 묻자 그는 “노령연금 30만원, 아들이 주는 용돈 30만원으로 한달 60만원이 생활비다”며 “다들 화려한 줄 알지만 사는게 엉망, 속으로 후회한다”고 했다. 박종환은“제자들이 후원금도 모아줬다, 처음부터 안 받기 시작했는데 그걸 내가 왜 안 받았을까 후회한다”며 웃음 지으면서 “그래도 남은 인생 깨끗하게 살아온 삶 그대로 유지하다 훅 떠나면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홀로 식사하던 그는 “눈물 흘린 적도 있지만 잊어버리려 한다”며 눈물을 거름삼아 다시 일어서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건강은 정기적으로 검진을 해야하는 상황. 진료를 위해 뇌신경센터를 방문했다. 한 제자는 “은사님”이라며 그를 챙기며 병원에 도착했다.박종환은 “귀 이명때문에 불편해서 치료받으려 한다”며 진료를 받았다.
무엇보다 우울증과 불안감으로 더욱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종환은 “나이가 많으니 친구는 별로 없는데 제자들이 많다. 내가 먼저 제자들에게 전화하기 힘들다”며 “의리와 정 때문에 사는데 그게 무너질 때 상상할 수 없이 힘들다, 배신감과 섭섭한게 심하게 어지럼증까지 오게된다, 마음의 상처가 크다 ”며 쉽게 치유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박종환이 아내 납골당을 찾았다. 박종환은 “뒤따라가서 만나야지”라며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내비췄다. 박종환은 “허무하다, 한 달에 한 번씩 오고 싶어도 오면 병이나. 애착이 가기 때문”이라며 “이제 1년에 한 번씩 올게, 잘 있어요”라며 아내 사진에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러더니 끝내 눈물이 터져 지켜보는 이들까지 먹먹하게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끝이야. 나도 나이가 있어 올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며 쉽게 올 수 없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죽어서 또 같이 만나. 오늘 봐서 뭉클한게 풀렸다. 가슴에 앙금이 풀렸다”며 자리를 어렵게 떠났다.   
박종환이 다시 축구경기장을 찾은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이내 뛰려던 중 잔디에 미끄러져 넘어지고 말았고, 얼굴에 크게 상처가 나고 말았다. 박종환은 “운동을 안해 하체 근육이 빠졌다,몸을 지탱하지 못 했다”며 속상한 마음.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은 듯 “괜찮다”고 해 모두를 안심시켰다.
다음으로  박종환은 누군가를 찾았다. 제작진이 소개를 부탁하자 박종환은 “100% 자신없어, 얼굴은 다 알아도 이름이 헷갈린다”며 자신없어하며 어색해했다. 알고보니 후원회 모임이었다. 박종환은 “신경쓰는게 많았다”며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모습.
후원회 모임 멤버들은 “감독 팬클럽 원조, ‘붉은 악마’의 시초다”며 40년이 넘은 모임을 전하며“축구가 인생 그 자체였던 분. 한국 축구발전에 이바지하신 분”이라며 박감독을 떠올렸다.
박종환 감독은 “조언 해달라면 해줄 수 있다”며 여전히 축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부탁하고 싶은건 축구 사랑하는 만큼 잘 부탁드리고 건강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며칠 뒤 박종환 감독이  제2의 고향인 춘천을 찾았다. 춘천고교에 방문한 박종환 감독.특히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이 애제자였다고 했다. 박종환도 “손흥민은 국민학교 때 가르쳤고 아버지는 (일화)창단멤버 때 가르쳤다”며 “부자가 근성이 똑같다, 노력하는 편”이라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종환의 연예인 팬클럽이라는 김세레나, 김형자, 엄영수를 찾은 모습이 그려졌다. 과거 술로 맺어진 우정 이라고. 특히 코미디 전설이었던 고 이주일과도 소주잔을 기울이던 진한 우정을 떠올렸다.
이후 박종환은 한복명인을 찾아갔다. 박종환은 “마지막 기회, 떠날 때 한 번 한복입은 모습 남기려 한다”며 긴장된 모습. 그는 “나를 이렇게 마지막 떠나기 전 화려한 선물 감사하다”며 사진 촬영에 집중했다. 이후 설의 모습이 그려졌다. 보호자는 “딸이 아버님을 모실 생각인 것 같다, 곧 감독님이 제 자리를 찾지 않을까도 싶다”며 좋은 소식을 전했다.
박종환은 “난 다시 태어나도 축구인, 공을 똑바로 차면 공이 똑바로 간다. 거짓말이 없어, 인생을 그렇게 살아야한다”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한편 '마이웨이'는 독특한 인생들을 살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인생을 진솔하고도 담백하게 전달하는 신개념 인물 다큐 프로그램이다.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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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이웨이’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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