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 방출 걱정했던 투수, LG 역대 외국인 최다승 기록 “4년째 되니 겸손해진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2.14 04: 33

 “첫 해 시즌 중간에 방출되지 않고 시즌을 완주하자는 생각만 했는데…”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는 올해로 KBO리그 4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어느덧 장수 외인의 길을 걷고 있다. 3년 동안 LG 유니폼을 입고서 87경기에 등판해 42승 27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2월초 입국한 켈리는 지난 11일부터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켈리는 “4년째 뛰게 돼 기쁘다. 지난 3년간 매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떨어져 아쉬웠는데, 올해는 꼭 (우승) 목표를 이루고 싶다”며 “새 외국인 2명이 전력에 보탬이 될 거라 생각하고, 젊은 선수들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올해 전력이 탄탄하게 구축돼 목표(우승)를 달성할 가장 적합한 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LG 투수 켈리가 화이팅 포즈를 하고 있다. /orange@osen.co.kr

켈리의 42승은 LG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최다승이다. 이 기록에 대해 켈리는 “기록으로 언급되는 것이 영광이다. 겸손해지는 느낌이 든다. 첫 해 시즌 중간에 방출되지 않고 한 시즌을 완주하자는 생각이었는데, 4년째 뛰게 됐다. 그런 부분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로서 매년 30번 경기 선발로 나가서 180이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가 많은 이닝을 던지면 팀에 승리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승패는 뜻대로 안 되지만, 내 목표는 한 시즌 내내 건강한 몸상태를 유지해야 가능한 30경기 180이닝이다”고 밝혔다.
켈리는 지난해 볼넷이 부쩍 늘었다. 2020년 40볼넷에서 지난해 60볼넷으류 50%나 증가한 것. 켈리는 “작년에는 커맨드가 일정하지 않아서 볼넷이 늘어났다고 본다. 탈삼진도 3년 동안 가장 많이 잡았다. 삼진도 볼넷도 늘어났다”며 “내 투구 성향이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져서, 타자가 승부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꾸준하게 피칭해야 하는데, 커맨드가 일정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KBO리그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되면 투수에 유리하고, 볼넷도 줄어들 여지가 있다. 공격적인 켈리는 하이패스트볼도 잘 구사한다. 그는 “투수 입장에서는 좋고, 기대가 된다. KBO도 메이저리그도 하이패스트볼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타자 입장에서는 하이볼을 대처하기 어려워 한다. 높은 코스에 빠른 공은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고, 플레이 하는데 유연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며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기대했다.
켈리는 지난해 자신의 커맨드가 일정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2020시즌부터 57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를 이어오고 있다. KBO리그 신기록이다. 구위가 좋지 않은 날에도 5이닝은 거의 기본이다.
켈리는 “투구 매커닉에서 조정도 하며 일정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자 했다. 볼넷이 작년에 극단적으로 높았다는데, 내 커리어를 봤을때 볼넷이 갑자기 늘어난 적이 없어서 특이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한 경기에 볼넷 4~4개를 허용하며 고전하기도 했는데, 꾸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려고 항상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켈리는 첫 해 평균자책점 2.55로 가장 낮았고, 180이닝을 넘겼다. 방출되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한 첫 시즌 때의 개인 성적을 재현한다면 LG의 우승 가능성도 더 높아질 것이다.
켈리는 “첫 해 내 성적이 좋긴 하지만 비자책 실점도 많았고 운도 안 따른 상황도 있었다. 프로 선수로서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첫 해 내 성적이 좋았지만, 팀은 3위였다. 2020년에도 3위였고, 지난해는 마지막 경기에 아쉽게 3위가 됐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내가 첫 해처럼 던져도 팀 성적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30경기 180이닝을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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