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허경민이 NC로 떠난 절친 박건우를 그의 보상선수로 잊으려 노력 중이다.
박건우가 없는 두산 스프링캠프는 어떤 느낌일까. 14일 이천 두산 베어스파크에서 만난 허경민은 “(박)건우와 나는 개인적으로 하루가 짧을 정도로 이야기할 게 많은데 난 두산 소속이라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좋은 방향만 생각한다. (강)진성이를 (박)건우라고 생각하고 조금 더 잘하게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박건우, 정수빈, 허경민은 1990년생 동갑내기로, 지난 2009년 나란히 두산에 입단해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었다. 출신학교, 지명순위에 데뷔 시기까지 모두 달랐지만 서로 의지하며 이른바 90트리오를 결성했고, 아기 곰에서 팀의 핵심 전력으로 성장해 KBO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90트리오는 2020시즌 뒤 정수빈, 허경민이 나란히 FA 자격을 얻으며 첫 번째 해체 위기를 맞이했다. 다행히 두 선수의 두산 잔류로 동행이 연장됐지만 1년 후 FA가 된 박건우가 6년 총액 100억원을 제시한 NC를 택하며 90트리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두산은 이번 스프링캠프서 박건우가 맡았던 우익수의 새 주인을 찾고 있다. 경쟁은 '박건우 보상선수' 강진성과 김인태 2파전으로 좁혀진 상황. 타격은 강진성, 수비는 김인태가 앞서 있다는 평가다.
김태형 감독은 “강진성은 우타자에 가장 경험이 많다. 쓰임새가 많을 것 같다”면서도 “또 우익수에서 김인태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작년에 잘해줬다. 결국 괜찮으면 나가는 것이고, 안 되면 못 쓴다. 잘하는 선수가 나간다”고 경쟁을 전망했다.
박건우라는 핵심선수가 빠졌지만 큰 걱정은 없다. 매 년 FA 유출에도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며 KBO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해낸 두산이다.
허경민은 “(강)진성이는 NC에서 2년 동안 주전으로 뛴 선수다. 다른 보상선수들보다 기대치가 더 있다”며 “빨리 적응해서 NC가 아닌 두산에서 커리어 하이를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옆에서 잘 도와주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 역시 “박건우가 나갔지만 그것과 관련해 우리 팀에 빈 틈이 생기는 건 별로 없을 것 같다”고 화수분야구를 향한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