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주장은 허경민”…두산 90듀오 티격태격 “그런 무책임한 발언을!” [오!쎈 이천]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2.15 08: 33

오재원, 김재환의 뒤를 잇는 두산 베어스의 리더는 누굴까. 두산이 자랑하는 90년생 듀오가 차기 주장 자리를 두고 티격태격 케미를 뽐내며 유쾌함을 더했다.
2009년 나란히 프로에 입단해 어느덧 두산 야수진의 고참급으로 성장한 정수빈(32)과 허경민(32).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진행 중인 1차 스프링캠프 명단을 보면 이들의 선배는 김재환(34), 박세혁(32) 두 선수뿐이다. 올해 주장은 김재환으로 결정됐지만 사실 주장을 맡아도 무방한 나이와 연차다. 실제로 동갑내기 친구 오지환은 2022시즌 옆집 LG의 주장을 맡게 됐다.
그런데 정수빈은 리더라는 자리가 조금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얼마 전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김재환의 뒤를 이을 차기 주장으로 허경민을 추천한 그는 “경민이가 나보다 후배들과 소통을 잘한다. 나는 옆에서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조력자를 자청했다.

두산 허경민(좌)과 정수빈 / OSEN DB

이를 들은 허경민은 발끈했다. 물론 진짜로 화가 난 건 아니다. 지난 14일 이천에서 만난 그는 “무책임한 발언이다”라고 절친을 저격하며 “그냥 야구만 잘하라고 구단에서 수빈이에게 돈을 주는 게 아니다. 앞으로는 그런 발언을 조심스럽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띠었다.
그러나 허경민은 사실 자신이 차기 주장 후보라는 걸 이미 인지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과 다수의 베테랑 선수들도 이미 허경민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 터. 그래서 그런지 김 감독은 올 시즌 허경민에게 야수조장이라는 보직을 부여했다. 허경민에게는 주장이 되기 전 좋은 예행연습이 될 수 있는 자리다.
허경민은 “야수조장 역할을 아직 잘 모르지만 앞으로 어린 동생들이 직접적으로 주장에게 어려운 부분을 말하기 힘들면 나를 통해 하면 될 것 같다. 또 사소한 것들은 내가 직접 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며 “재미있는 역할 같다. 앞으로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주장도 맡을 날이 올 것 같다. 지금은 그 예행연습이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보였다.
야수진의 리더가 된 만큼 올 시즌은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빈틈이 없는 선수가 되고 싶다. 허경민은 “많은 분들이 작년 공격에 대해 아쉬움을 이야기하시지만 솔직히 난 수비에서 아쉬움이 컸다”며 “수비 자신감을 키우면 공격도 좋아질 것 같다. 울산 캠프 목표는 수비를 단단하게 해서 공격을 더 기분 좋게 하는 것”이라고 차기 리더다운 목표를 밝혔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