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다시 할 수 있구나”…16년차 늦깎이 클로저에게 첫 20SV란? [오!쎈 인터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2.16 19: 26

프로 16년차 늦깎이 클로저 김강률(34·두산)이 작년 데뷔 첫 20세이브를 발판 삼아 더욱 든든한 뒷문지기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2007 두산 2차 4라운드 26순위로 입단한 김강률은 이승진, 홍건희가 등장하기 전 김태형 감독이 가장 믿고 쓰는 계투 자원이었다. 파이어볼러 기근에 시달린 두산의 유일한 강속구 투수이기도 했다. 70경기 7승 2패 7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44를 남긴 2017년이 김태형 감독 부임 후 최대 전성기였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항상 구위가 올라오고 제구가 잡힐만하면 아킬레스건 또는 햄스트링 등 치명적인 부위를 다치며 장기 재활을 진행해야 했다. 그러면서 2019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2020시즌에도 6월 뒤늦게 1군에 합류해 30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14일 경기도 이천베어스파크에서 두산 베어스 2022 시즌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두산 투수 김강률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2022.02.14 / rumi@osen.co.kr

절치부심한 김강률은 2021 스프링캠프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구위를 선보이며 두산의 새 클로저로 낙점됐다. 그리고 지난해 마침내 데뷔 첫 20세이브 고지를 밟으며 신뢰에 보답했다. 6월 햄스트링 미세 손상으로 잠시 공백기를 갖기도 했지만 후반기 27경기 2승 10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59의 완벽투로 팀의 가을 대반격을 이끌었다.
최근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만난 김강률은 “수술 이후 2020년에 복귀했을 때 컨디션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는데 그래도 작년 20세이브를 통해 개인적으로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올해는 그걸 발판 삼아 더 나은 시즌을 만들고 싶다. 작년보다 몸 상태는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을 낙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스트라이크존 확대다. 심판진이 올해부터 존의 상단을 확대한다고 공언한 터라 하이볼이 많은 김강률에게 호재가 될 전망이다. 그는 “높은 공이 의도를 하든 안하든 많이 나오는 스타일인데 존이 넓어지면 좋을 것 같다. 높은 쪽에서 많이 잡아주면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고, 그 과정에서 파울이 많이 나와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고무적이다”라고 반색했다.
두산 김강률이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2022.02.08 / soul1014@osen.co.kr
하지만 데뷔 첫 세이브왕 도전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김강률은 “마무리 보직도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게 아니다”라며 “난 오승환 선배처럼 몇 년 동안 마무리를 한 게 아니기 때문에 또 경쟁을 해야 한다. 울산 연습경기에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그저 내 것만 열심히 준비하자는 생각이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마무리투수라는 보직은 불펜 투수라면 누구나 하고 싶어 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목표의식을 갖고 있다”고 클로저 보직을 향한 욕심은 드러냈다.
올 시즌 마무리 보직을 차지해 20세이브 그 이상을 해내기 위해선 역시 아프지 않아야 한다. 김강률은 그 누구보다 부상 방지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선수다.
김강률은 “물론 작년에 한 번 다쳤지만 부상 없이 시즌을 치러야 결과와 성적이 나온다”라고 강조하며 “부상 없는 시즌을 우선 목표로 삼고, 투구 안정감을 좀 더 신경 쓰면서 훈련하려고 한다. 남들보다 부상을 많이 당했기 때문에 조금 더 준비하고 신경 쓰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어느덧 프로 16년차가 된 김강률은 이제 그라운드 밖에서도 귀감이 돼야 하는 위치가 됐다. 그는 “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많은 조언과 이야기를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운동장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경기에서 잘하는 게 모범이 되는 길”이라고 힘줘 말했다.
베테랑으로서 올해 두산의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본인이 헹가래 투수가 되고 싶은 욕심은 없을까.
김강률은 “성적이 안 나는 선수들에게 한국시리즈는 엄청 해보고 싶은 경기다”라며 “우리 팀은 그런 시리즈를 7년 연속 나갔고, 팀을 잘 만난 나는 축복을 받았다. 당연히 나도 헹가래 투수에 대한 욕심이 있지만 올해도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그 때 생각하겠다”라고 말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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