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기는 야구" 2년 연속 최하위 한화의 의미심장한 선언, 2군도 동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2.17 03: 43

더 이상 리빌딩을 방패막이로 삼지 않는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2년차 시즌을 맞아 한화가 이기는 야구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1군은 물론 2군 퓨처스 팀도 기조 변화에 발을 맞춘다. 
한화는 여권 배송 지연 문제로 발이 묶였던 수베로 감독이 17일 입국한다. 7일간 자가 격리를 거쳐 25일부터 선수단에 합류한다. 거제에서 진행 중인 1차 스프링캠프는 대럴 케네디 작전·주루코치가 맡아 임시로 지휘했지만 대전에서 실전 위주로 치러지는 2차 캠프는 수베로 감독이 정상적으로 팀을 이끈다. 
수베로 감독 입국 날짜가 확정된 16일, 한화 구단은 꽤 의미심장한 선언을 했다. ‘수베로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2021시즌 리뷰를 통해 기회를 통한 개인의 성장에서 2022시즌은 이기는 팀으로서의 성장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캠프를 진행 중이다’고 팀의 기조 변화를 알렸다. 

한화 수베로 감독(왼쪽)과 정민철 단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2021.11.05 /OSEN DB

지난해 수베로 감독 첫 해를 맞아 전면 리빌딩에 나선 한화는 눈앞의 1승보다 선수 개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승부처에 대타 기용을 아끼며 신인급 타자들에게 100타석을 보장했고, 투수들도 다양한 상황에서 폭넓게 쓰며 테스트했다. 2년 연속 10위 꼴찌를 각오하며 선수들의 경험치를 쌓는 데 집중했다. 
큰 틀에서 리빌딩 기조는 이어지지만 이제는 이기는 데에도 초점을 맞춘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지난 시즌에는 젊은 선수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제공하며 옥석을 가려왔다면 올해는 선수 기량 향상과 더불어 전략적인 승수 관리를 통해 더 많이 승리할 수 있는 팀으로 운영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3년 연속 꼴찌를 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선언과 같다. 여전히 객관적 전력은 최약체이지만 언제까지 리빌딩과 육성을 핑계로 질 순 없다. 프런트와 현장 모두 리빌딩이라는 단어에 숨어있을 생각이 없다. 거제 캠프 첫 날부터 케네디 감독대행도 “작년에는 리빌딩 기조에 따라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올해는 강한 자가 살아남을 것이다. 이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매일 임해야 한다. 우리는 이길 것이다”며 선수들에게도 팀의 방향성을 고지했다.
한화 수베로(가운데) 감독과 최원호(오른쪽) 퓨처스 감독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1군뿐만이 아니다.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퓨처스 팀도 올해는 이기는 습관을 들이려 한다. 1군과 마찬가지로 한화 2군도 지난해 퓨처스 전체 11개팀 중 승률이 가장 낮았다. 경험을 쌓아야 할 3년차 이하 어린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집중 부여했고, 매 경기 공수주에 걸쳐 상황에 따른 게임 미션으로 개개인 성장 과정에 집중했다. 
하지만 올해는 퓨처스 본연의 육성만큼 이기는 쪽에도 집중한다. 서산에서 퓨처스 캠프를 이끌고 있는 최원호 감독은 “지난해 무조건 어린 선수 위주로 육성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구단의 전체 방향에 맞춰 조금 더 이길 수 있는 운영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나이보다 경쟁력 있는 선수들을 경기에 쓰고, 1군이 필요로 하는 전력을 즉시 올려 보낼 수 있게 준비할 계획이다. 
수베로 감독도 퓨처스 캠프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직접 체크하며 1군 전력으로 쓸 선수들을 주시하고 있다. 신인 포수 허인서를 1군 캠프로 불렀고, 슈퍼루키 문동주를 비롯해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신인 김겸재와 이재민, 지난해 독립야구단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에서 영입된 윤산흠 등 투수들의 추가 영상도 요청했다.
한화 최원호 퓨처스 감독이 신인 투수 김겸재를 지도하고 있다.
30대 베테랑 투수 신정락과 임준섭도 오는 27일 퓨처스 첫 실전 경기부터 1이닝씩 실전 가동을 준비한다. 타선에서는 군제대한 1루수 김인환, 포수 이성원, 신인 3루수 노석진 등 팀에 부족한 장타 툴을 가진 선수들의 성장 추이를 꾸준히 보고받고 있다. 1~2군 모두 벌써 이기는 야구로 전환을 시작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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