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G 중 선발은 16G 뿐…162km 강속구 외인의 미션 “로테이션을 버텨라”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2.17 09: 26

  불펜 전문 자원 출신인 두산 새 외국인투수 로버트 스탁(33·두산)이 선발이라는 낯선 보직에서도 꾸준히 강속구를 뿌릴 수 있을까.
지난달 총액 70만 달러에 두산맨이 된 스탁은 2월 3일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 입소해 스프링캠프 일정을 착실히 소화하고 있다. 일단 지금까지 기량, 인성, 사회성은 모두 합격점이다.
스탁은 일주일 자가격리에도 첫날부터 곧바로 캐치볼을 하는 열정을 보였다. 또한 지난주 첫 불펜피칭을 실시한 가운데 전력을 다하지 않고도 시속 140Km 후반대 직구를 뿌렸다. 한국어를 공부하고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친화력도 갖췄다.

두산 스탁이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2022.02.08 / soul1014@osen.co.kr

사령탑에게도 좋은 첫인상을 남겼다. 김태형 감독은 “굉장히 좋은 공을 갖고 있다. 확실히 중간 쪽에서 많이 던져서 그런지 스타일이 공격적이고 템포가 빠르다”며 “불펜투구도 이틀 정도 봤는데 공 자체에 힘이 있고 좋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스탁의 로테이션 소화 능력에는 아직까지 확신을 갖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로테이션 소화가 염려스럽다. 관건은 긴 이닝 소화”라며 “좋은 공을 갖고 있어 마운드에서 안정된 투구가 예상되지만 투구수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고 약점을 짚었다.
14일 경기도 이천베어스파크에서 두산 베어스 2022 시즌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두산 투수 스탁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2022.02.14 /cej@osen.co.kr
스탁은 직구 최고 162km, 평균 155km를 던지는 우완 파이어볼러로,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 제구도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55경기(선발 3경기) 2승 4패 평균자책점은 4.71, 마이너리그는 통산 230경기(선발 13경기)에 등판해 23승 14패 평균자책점 3.73이다.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스탁은 미국에서 선발이 아닌 구원투수를 줄곧 담당했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모두 합쳐 통산 285경기에 나섰는데 그 중 선발 등판은 16경기가 전부다. 한국에 오기 직전인 지난해에도 빅리그 선발 등판은 3번뿐이었던 터.
물론 KBO리그에 오는 대부분의 외인투수들이 선발보다 불펜이 익숙하지만 스탁은 워낙 선발 경험이 적어 우려가 되는 게 사실이다. 특히 스탁이 담당하는 2선발 자리는 꾸준함을 필요로 하는 원투펀치의 한 축이다.
일단 스프링캠프와 시즌 초반에는 적응을 위해 선수를 밀착 케어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인선수이지만 선발이라는 보직이 익숙해질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부여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외인투수들은 기본적으로 로테이션을 돌아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사실 불펜을 하다가 선발 풀타임을 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투수코치를 통해 투구수를 초반에 계속 조절하면서 갈 것이다. 중간마다 세심한 체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스탁과 다르게 KBO리그가 익숙한 아리엘 미란다, 호세 페르난데스에게는 큰 걱정이 없다. 미란다는 17일, 페르난데스는 3월 초 입국으로 모든 스케줄이 꼬였지만 김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몸을 잘 만들고 있다는 보고를 받아서 두 선수 모두 개막전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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