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타임 해보고 싶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호령(30)은 자타가 공인하는 수비 귀재이다. 발도 빠르다. 그런데 아직도 풀타임 주전을 해본 적이 없다. 타격이 항상 발목을 잡았다. 타격이 되면 무조건 주전인데 그게 되지 않았다. 잦은 부상도 그를 괴롭혔다. 올해도 타격이 관건이다.
2015년 데뷔 이후 통산 타율은 2할4푼3리에 불과하다. 1215타석에서 삼진만 309개를 당했고, 볼넷은 90개에 불과했다. 선구안이 떨어지고, 공이 보이는 대로 방망이가 나가는 스타일이었다. 이제 만으로 30살이다. 모처럼 찾아온 외야 주전 경쟁에서 이기려면 타격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가 17일 전라남도 함평 KIA챌린저스필드에서 진행됐다.KIA 나성범이 김호령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22.02.17 /cej@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2/02/18/202202180815778262_620ee5c2802c7.png)
2022시즌을 맞아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거물타자 나성범이 FA 계약으로 입단했다. 지난 1월 함께 비시즌 훈련을 하면서 친해졌다. 1일 시작한 스프링캠프에서는 함평 훈련장 숙소에서 룸메이트가 됐다. 이후 하루종일 함께 붙어다니며 훈련과 숙식을 함께 한다.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 많아졌다. 나성범의 괴물같은 웨이트 훈련에 입이 쩍 벌어졌다. 김호령도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더 무게를 늘렸다. "함께 웨이트 훈련을 하면서 따라하다 보니 힘이 더 좋아졌다"며 웃었다.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는 "내가 열심히 한 것이 아니었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게 됐다.
타격에서도 좋은 조언을 들었다. "타이밍을 잡는 것과 어떤 느낌으로 공을 치는지를 물어보는데 잘 알려주고 있다. 바깥쪽 칠 때 어떤 식으로 치느냐? 나는 밀리는 느낌인데 성범형은 '찍어친다는 느낌으로 치면 바깥쪽으로 때릴 수 있다'고 답했다. 그렇게 치는데 되게 좋다"며 웃었다.

이범호 타격코치와도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작년 2군에 있을 때도 코치님이 많이 알려주셨다. 코치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타이밍에 관련해 내가 너무 급한 부분이 있다고 하셨다. 한 발 더 빨리 여유있게 타이밍을 잡으라는 조언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컨셉을 장타가 아닌 안타와 출루율도 잡았다. "안타도 많이 쳐도 좋지만 출루율 높이는게 팀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장타에 대한 욕심은 진짜 없다. 오로지 안타와 출루에 신경쓰겠다. 나가면 도루하겠다. 치고 싶은 성향이 있어서 삼진이 많다. 고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령은 올해부터 배번을 53번에서 27번으로 바꾸었다. 이유는 잦은 부상에서 탈출하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입단 이후 매년 부상이 잦아 새롭게 번호를 바꾸었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을 좋아해 달았다. 올해는 잘하고 싶다. 경쟁을 뚫고 풀타임 한번 뛰어보고 싶다"고 바램을 밝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