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감독님이 아닌 제가 인터뷰를 해야죠”
NC 다이노스의 ‘아픈 손가락’이자 잠시 잊혀졌던 에이스, 구창모(25)가 본격적으로 피칭 준비를 하고 있다.
2020년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의 주역이었던 구창모. 하지만 우승 이후 자취를 감췄다. 2020년 후반기부터 이어진 왼팔 전완부 피로골절이 호전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에서 공을 던졌지만 투혼의 역투였던 셈.

2021년을 재활군에서 시작했던 구창모는 전반기 막판 2군 자체 청백전에서 투구를 하면서 복귀가 가시화되기도 했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재활로는 진척이 될 수 없는 상태가 되면서 7월, 왼팔 척골 피로골절 판고정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우승의 주역이자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 후보 ‘0순위’였던 구창모의 재활 추이에 취재진은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이동욱 감독은 매주 구창모의 재활 속도에 대한 질문을 받아야만 했다. 이동욱 감독은 “구창모 대변인이 된 것 같다”는 푸념 아닌 푸념을 내뱉기도 했다. 결국 구창모의 복귀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와 같았다.
구창모 스스로도 지난해 이동욱 감독과 취재진 사이의 해프닝을 알고 있다. 18일 창원 NC파크에서 만난 구창모는 “지난해 감독님이 저 때문에 힘드셨을 것 같다.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라며 “작년에는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었으니 올해는 인터뷰를 제가 직접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일단 구창모의 재활 속도는 순조롭다. 지난해 7월 수술 이후 차근차근 몸상태를 끌어 올렸고 스스로의 불안감도 완전히 해소했다. 구창모는 “몸 상태는 100%다. 던지는 것도 90%까지 올라온 상태다. 지금은 평지에서 포수를 앉혀놓고 강하게 공을 던지고 있다”라면서 “다음 주쯤 되면 불펜 피칭에 들어갈 것 같다. 3월에 병원 검진이 잡혀있는데 그 이후 실전 피칭 일정이 나올 것 같다”라고 밝혔다.
구창모 스스로도 피로골절 부상이 이렇게 장기화 될 줄은 몰랐다. 스스로 뼈가 붙기를 기다리면 됐지만 지금 생각하면 스스로 조급했다고. 그는 “지난해 이맘 때까지만 하더라도 시즌 중에 복귀해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피로골절 부위가 잘 낫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급해졌다. 정상이 아닌 팔 상태에서 공을 던지면서 안 좋은 패턴으로 흘러갔다”라고 되돌아봤다.
그가 받은 척골 피로골절 판고정술은 사실 야구선수들에게 생소한 수술이다. 단순 피로골절이 아닌 상태까지 흘러갔다. 구창모는 “뼈가 스스로 붙을 수 없는 상태가 되면서 골반 뼈를 이식하고 싱싱한 세포들을 채워서 판으로 고정을 하는 수술이다”라고 설명하면서 “사실 야구선수가 하는 수술이 아니어서 겁도 났고 확신도 없었다”라고 되돌아봤다.
그러나 “병원이나 트레이너 파트에서 위험한 수술이 아니라고 안심시켜줬다. 그래서 마음을 편안하게 먹었고 지금 생각하면 수술 하기를 잘한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에이스급 자질과 잠재력을 갖추고도 아직 풀타임 시즌이 없다. ‘유리몸’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도 붙는다. 스스로에게도 부담이자 떨치고 싶은 꼬리표다. 그는 “골밀도가 낮다고 해서 ‘국민 약골’이 되는 것 아닌가하는 얘기도 많은데 골밀도는 정상보다 높다”라면서 “하지만 이제는 말이 아닌 몸으로 증명을 하고 극복을 해야 한다. 제 몫이다”라고 의연하게 대답했다.
“기술적 부분보다는 체력을 키우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는 구창모. 그의 올해 목표는 다른 게 아니다. 오로지 몸 상태다. 과감한 패스트볼 승부의 투구스타일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투구스타일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현재는 실전 감각의 문제만 있을 뿐”이라면서 “이제는 제 능력과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목표이자 앞으로 야구를 하면서 숙제인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