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게임에서 본 선수가 롤모델, 한화 신인의 꿈 "대한민국 최고 언더핸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2.18 16: 08

한화 신인 언더핸드 투수 이재민(23)은 서산 퓨처스 스프링캠프에서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최원호 퓨처스 감독은 “대학 시절 중간으로 5~6이닝씩 던진 투수다. 선발로 충분히 가능성 있는 선수”라며 퓨처스에서 선발 자원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우고-호원대 출신으로 올해 2차 8라운드 전체 7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이재민은 고교 3학년 때 내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처음에 스리쿼터로 던지다 팔을 더 내려 언더핸드가 됐다. 대학에 진학한 뒤 투수 경험을 쌓아 프로 지명을 받았다. 
이재민은 “부모님과 같이 지명 순간을 봤는데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질렀다. 축하 연락도 많이 받았다”며 “프로에 오니 지금까지 해온 아마추어 야구와 많이 다르다. 훈련이 체계적이라 운동할 할 때 확실하게 집중하고, 쉴 때는 편하게 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 이재민 /한화 이글스 제공

리그에 얼마 없는 언더핸드 투수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다. 구속이 빠르진 않지만 볼끝 변화가 심한 까다로운 공을 구사한다. 그는 “투심은 옆으로 살짝 휘고, 싱커는 아래로 가라앉는다. 일직선으로 던지려 해도 볼끝이 알아서 자연스럽게 움직인다”고 밝혔다. 
타자 타이밍을 빼앗는 데에도 능하다. 다리를 드는 리프팅 과정에서 멈칫한 뒤 던지거나 멈춤 동작 없이 한 번에 빠른 템포로 던지는 것을 섞어 타자에게 혼동을 준다. 이재민은 “볼이 빠르지 않다 보니 어떻게 하면 타자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을지 생각했다. 폼에 변칙을 준 것이 운 좋게 잘 먹혔고, 지금까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 퓨처스 코칭스태프도 이재민의 장점을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재민은 “구속도 끌어올려야 하지만 코치님들이 더 확실한 제구력과 안정된 투구 밸런스를 주문하신다. 업슛처럼 떠오르는 슬라이더도 연습하고 있다”며 “대학 시절 주로 두 번째 투수로 나와 긴 이닝을 던졌다. 선발투수에 대한 로망이 있다. 선발이 되면 좋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원조 핵잠수함 투수 박정현(왼쪽)이 박종훈과 함께 시구를 하고 있다. 2015.08.15 /OSEN DB
롤모델은 지난 1989년 태평양 돌풍을 일으킨 투수 박정현. 그해 38경기에서 242⅔이닝을 던지며 19승10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2.15로 신인왕을 차지한 박정현은 4년 연속 두 자릿수 거두며 정통 언더핸드 투수의 전설로 남아있다. 1999년 태어난 이재민은 2000년 은퇴한 박정현의 선수 시절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야구 게임을 통해 박정현이라는 존재를 알았다. 이재민은 “언더핸드 투수이다 보니 박정현 선수에게 관심이 갔다. 게임을 하면서 처음 알았고, 옛날 영상도 찾아봤다. 키나 몸이 저랑 비슷해서 롤모델로 삼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재민은 187cm로 192cm였던 박정현처럼 키가 크다. 
한화 이재민 /한화 이글스 제공
프로에서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로 초등학교 선배 김혜성(키움), 중학교 후배 김지찬(삼성)을 꼽은 이재민은 “1군에 올라가 MVP 인터뷰를 해보는 것이 가까운 목표다. 길게 봐선 지금의 박종훈(SSG) 선배님을 뛰어넘어 대한민국 최고 언더핸드 투수가 되고 싶다. 팬분들께서 믿을 수 있는 투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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