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은 노시환보다 세다" 해병대에서 24kg 뺀 거포, 20홈런 도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2.19 04: 23

“그물망이 찢어질 것 같다.”
한화의 서산 퓨처스 캠프에서 타구 속도 1위는 포수 이성원(23)이다. 공식 프로필 185cm, 114kg으로 장사 체형인 이성원의 타구는 그물망을 찢을 기세로 날아간다.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은 “타구 속도가 살벌하다. 힘만 보면 노시환보다 세다. 장타력이 확실한 선수라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키울 것이다”고 밝혔다. 카를로스 수베로 1군 감독도 이성원을 주시하면서 퓨처스 코칭스태프로부터 그와 관련한 훈련 현황을 상세히 보고받고 있다. 

한화 이성원 /OSEN DB

어릴 때부터 또래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컸다는 이성원은 고교 시절부터 힘으로 유명했다. 장안고 2학년 시절이었던 지난 2016년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파워 쇼케이스 월드클래식’에 한국 대표로 나갔다. 전 세계 유망주들이 모인 자리에서 알루미늄 배트로 150m 대형 홈런을 치며 17세 부문 홈런 더비 상을 수상했다. 
이어 2018년 2차 6라운드 전체 54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단한 이성원은 첫 해 퓨처스리그에서 105타석 홈런 5개를 터뜨렸으나 타율 1할4푼6리로 정확성에 문제를 드러냈다. 포수로서 수비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1군 데뷔의 꿈을 잠시 미뤄둔 채 2019년 시즌 후 해병대로 자원 입대했다. 
이성원은 “육군 영장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하루라도 빨리 군대에 가서 병역을 해결하고 싶었고, 매달 모집하는 해병대로 가게 됐다. 아버지도 해병대를 나오셔셔 지원을 고민하지 않았다”며 “입대 전 너무 뚱뚱했다. 체중이 124kg까지 나갔다. 해병대에서 24kg을 뺐다. 악으로 깡으로 했다. 야구 연습은 못했지만 몸을 잘 만들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한화 이성원 /OSEN DB
마인드도 바꿨다. 이성원은 “입대 전에는 야구의 소중함을 크게 못 느꼈다. 밖에서 보니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고, 내게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군살 없는 몸으로 팀에 복귀 신고를 한 그는 7월부터 실전에 투입돼 경기 감각을 찾는 데 집중했다. 캠프부터 준비 중인 올해가 진짜 복귀 시즌이다. 
타격에선 타고난 힘이 좋기 때문에 공을 잘 보고 정확하게 맞힐 수 있는 노스텝으로 변화를 줬다. 수비는 1루로 포지션 변경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일단 포수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스스로 “강한 어깨가 장점이지만 송구할 때 스텝을 보완해야 하고, 블로킹할 때 순발력을 키워야 한다”고 진단했다. 고교 시절부터 포수 마스크를 껴왔기 때문에 포지션에 애착도 있다. 
한화 이성원 /OSEN DB
올해 목표는 덩치에 걸맞게 20홈런으로 크게 잡았다. “먼저 퓨처스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난 뒤 1군에 올라가서 나머지 개수를 채워 20개를 치고 싶다. 수베로 감독님께 장타력을 어필하고 싶다”는 이성원은 “롤모델 게리 산체스(뉴욕 양키스)처럼 공격형 포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산체스는 덩치도 크고, 야구하는 스타일이 시원시원한 게 저와 비슷하다. 팬분들께선 아직 제가 누구인지 모르실 텐데 빠른 시일 내에 보여드리겠다. 기억에 남아 잊혀지지 않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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