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투수 5명 실화? 우투수로 좌타자 막던 KBO 챔피언 ‘환골탈태’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2.22 06: 26

좌완투수가 부족해 우완투수로 좌타자를 막던 KT 위즈가 좌완투수 5명을 앞세워 환골탈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 차려진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KT 이강철 감독은 투수조 훈련을 바라보며 “생각보다 좌완투수가 많아졌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KT는 2019년 이 감독 부임 후 줄곧 좌완투수 기근에 시달렸다. 물론 좌완투수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그 동안 조현우, 이창재, 심재민, 김대유, 정성곤 등이 있었지만 지난해 우승 필승카드로 활약한 조현우를 제외하고는 다들 기량과 보직이 애매했다. 이에 주권, 박시영 등 변화구가 뛰어난 우완투수로 좌타자를 상대해야 했다. 물론 이들이 좌타자 상대에 능했지만 이 감독의 마음 한편에는 늘 좌완투수를 향한 미련이 있었다.

KT 위즈가 13일 부산 기장 현대차 드림볼 파크에서 2022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를 꾸리고 담금질에 나섰다.KT 정성곤이 불펜 피칭을 펼치고 있다. 2022.02.13 / dreamer@osen.co.kr

올해는 다를 전망이다. 기존 조현우, 심재민, 이창재에 상무에서 전역한 김태오, 정성곤이 합류하며 무려 좌완투수 5명의 치열한 경쟁 체제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또 다른 좌완투수 하준호가 1군 캠프에 합류하지 못할 정도로 뎁스가 두터워졌다.
이들은 올 시즌 모두 KT의 뒷문을 책임질 자원들이다. 정확히 말해 롱릴리프 또는 원포인트 기용이 유력하다. 이 감독은 “김태오, 정성곤은 길게 던질 투수는 아니다. 심재민은 좌타자, 우타자 모두 상대가 가능한데 좌타자를 확실하게 막을 구종을 만들라는 주문을 했다”며 “요즘 리그를 보면 좌타자들이 중심타선에 다수 배치돼 있다. (조)현우 같은 좌투수가 1명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플랜을 전했다.
KT 위즈가 13일 부산 기장 현대차 드림볼 파크에서 2022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를 꾸리고 담금질에 나섰다.KT 투수 심재민이 캐치볼 훈련을 펼치고 있다. 2022.02.13 / dreamer@osen.co.kr
통합 2연패를 해내기 위해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불펜이 꾸준함을 과시해야 한다. 지난 3년간 안정적인 로테이션을 구축한 선발과 달리 불펜은 몇몇 핵심선수를 제외하고 늘 멤버가 바뀌었다. 그리고 그 몇몇 핵심 선수들도 체력 과부하로 인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졌다.
이 감독은 “그 동안 선발은 꾸준하게 풀타임을 가져갔지만 불펜은 계속 로테이션이 됐다”고 지적하며 “올해는 불펜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주권이 4년째라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다른 자원들을 캠프서 준비시켜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실제로 이번 캠프서 투수들을 두루두루 살피며 최적의 조합을 구상 중이다.
다행히 투수들의 시즌 준비 상태는 그 어느 때보다 만족스럽다. 지난해 통합우승의 기운이 스프링캠프까지 이어진 모습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 모두 전체적으로 자존감이 높아졌다. 우승을 한 번 해보니까 다르긴 다르다”라고 웃으며 “4년 전 취임식 때 최대한 가을야구를 빨리 갔으면 좋겠다고 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지금의 분위기가 시즌까지 쭉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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