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장기하가 밴드 활동 이후 첫 솔로 앨범으로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장기하는 23일 오전 온라인을 통해 새 EP ‘공중부양’ 발매 기념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2일 발매된 장기하의 EP ‘공중부양’은 2018년 장기하와 얼굴들 졸업 이후 장기하가 처음으로 발표하는 솔로 앨범이다.

장기하와 얼굴들 활동을 마친 장기하는 그간 동료 뮤지션 음악에 피처링과 리믹스로 참여하거나 에세이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출간하는 등 다른 분야에서의 활동을 이어왔던 바, 4년 만에 솔로 뮤지션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그는 “아직 실감이 잘 안나는 것 같고 주변 지인들에게 스케줄을 한다고 말하니까 너 연예인이구나 라는 반응이 있었다. 저도 까먹고 있는 부분이었다.(웃음) 내가 어디가서 뭐 하는 사람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신을 가다듬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다. 음악이 좋다는 반응을 많이 받아서 마음이 한 결 편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3년 간 앨범을 내지 않아 일각에서는 은퇴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던 바, 그는 “저는 밴드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은퇴한 것은 아니다라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정확하게 했는데 어떤 분들은 음반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도 있고 제 중학교 동창처럼 은퇴했는데 앞으로 뭐할거냐고 질문하는 분도 계셨다. 같은 얘기를 해도 사람마다 다르게 이해하는구나를 느꼈다”고 밝혔다.
장기하의 이번 앨범 ‘공중부양’은 장기하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겨있는 가장 장기하스럽지만 더없이 새로운 음반이다. 우리말 운율의 맛을 살리는 장기하만의 고유함에 무게를 더하고 그 밖의 부가적인 요소들은 하나씩 걷어내며 솔직한 마음을 가사에 담았다.
특히 이번 앨범에는 자신의 목소리에 초점을 맞췄다는 그는 “새 음반을 만들면서는 장기하라는 뮤지션에게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2년 정도 걸렸다. 그 결과 제 목소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목소리를 활용해서 음악을 만드는 것이 정체성이고 그 외에는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장기하와 얼굴들과 다르게 제 목소리를 활용해 더 강조하고 나머지는 그 정체성에 맞게끔 어떤 사운드를 붙여도 상관없겠다해서 이런 결과물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것도 듣지 않고 먼저 목소리를 녹음하고 그걸 들으면서 여기에 이런 저런 소리를 붙이면 어울리겠다 해서 하나 하나 붙여나가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이 목소리가 한 곡의 가요로서 인식되는데 있어서 최소한의 소리만 넣자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그러다보니 의도한 것은 아닌데 베이스가 다 빠졌더라. 그리고 나서 생각해보니 장기하와 얼굴들과 다르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밴드에서는 베이스가 굉장히 강조한 음악이었는데 그것과 다르게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번에는 베이스를 줄이다 못해 빼게된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이 든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부럽지가 않어’에 대해서는 “‘싸구려 커피’ 때도 이건 랩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저는 랩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도 저는 랩이라고 생각하고 했는데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라임이 없고 운율을 살려서 했기 때문에. 이곡을 타이틀곡으로 정한 계기는 다섯 곡을 들고 와서 회사분들과 회의를 한 결과 이게 제일 타이틀곡처럼 들린다는 의견이 많았다. 저는 만들 때는 다섯 곡 다 제 마음 속 공동 1등이다. 더 마음에 드는 곡은 없고 모든 곡을 똑같은 성의를 가지고 만들었다. 재미있어하실만한 곡을 타이틀로 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부럽지가 않어’에 담긴 메시지에 대한 질문에는 “음악을 만들면서 당신들은 이걸 귀기울여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다. 저도 음악을 만들어놓고 다시 청자 입장에서 들으면서 생각한 건 ‘부럽지가 않어’를 들으면서 부러움이라는 감정이 지금 시대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러움을 가지고 장사를 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부러움이라는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지는 시대가 된 것 같다. SNS를 통해 다른 사람의 일상을 자세히 알 수 있는 시대라서 이 노래가 자랑조로 썼지만 생각해보면 사실은 그 누구도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기도 해서 여러분들의 부러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목소리를 통해 꼭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나 정서에 대해 묻자 “이게 장기하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mk3244@osen.co.kr
[사진]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