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수로 나간다면...".
150억 타자의 룸메이트가 KIA 타이거즈 외야진에 격변을 일으킬까? 김종국 감독이 기대하는 또 하나의 외야 밑그림이 등장했다. 실현 여부는 오로지 당사자의 타격에 달려있다. 실현된다면 2017 우승을 이끌었던 촘촘한 외야진을 재가동할 수 있다. 그저 상상만은 아닌듯 하다.
당사자는 외야수 김호령(30)이다. 최강의 중견수 수비 능력을 갖췄고, 빠른 주력도 과시한다. 그러나 타격능력이 뒷받침 되지 못했다. 통산 타율이 2할4푼3리, OPS는 .637에 그쳤다. 전임 김기태 감독, 맷 윌리엄스 감독은 주전으로 자리하기를 기대했지만 이루지 못했다. 새 사령탑 역시기대를 하고 있다. 룸메이트 나성범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호령은 나성범이 입단하면서 스프링캠프 룸메이트가 되었다. 1월 훈련을 함께하며 친해졌다. 훈련장이나 식당, 한방까지 함께 붙어다니고 있다. 항상 웃고 즐겁게 함께 운동하고 있다. 나성범은 김호령의 수비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대신 김호령은 타격에서 타이밍 잡는 법 등 여러가지 조언을 듣고 있다.
더욱이 매일 지독하게 훈련하는 나성범을 따라하면서 몸과 마음도 이전보다 훨씬 건강해지고 있다. 그래서 사령탑을 물론 코치들도 김호령의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김호령이 주전 중견수로 나설 수 있다면 훨씬 전력이 탄탄해진다. 좌익수 자리도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효과도 있다.
함평 훈련장에서 만난 김종국 감독은 "성범이와 단짝으로 붙어다닌다. 훈련과 식사도 함께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통해 조언도 많이 듣고 준비도 잘하고 있다. 성격도 쾌활하고 밝은 성격으로 바뀌었다. 그 전에는 눈치를 보는 경향이 있었다. 성격이 달라지면서 야구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웃었다.
동시에 김호령의 중견수 기용과 연쇄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보였다. "만일 호령이가 중견수로 나가면 소크라테스가 좌익수 후보가 될 수 있다. 외야진 한 자리로 인해 여러가지 이동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성범이의 좋은 것을 많이 뺄려고 하고 있다. 잘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고 말했다.

김종국 감독은 소크라테스 브리코와 나성범이 각각 중견수와 우익수로 확정했다. 좌익수를 놓고 고종욱, 이창진, 이우성, 김석환,나지완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확실한 주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만일 김호령이 중견수가 된다면 소크라테스를 자동으로 좌익수로 기용할 수 있다.
비록 김호령은 주전이 아니더라도 활용도는 높다. 이기는 경기에서 후반 중견수로 내세우고 소크라테스가 좌익수로 이동하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 2017년 우승 당시에도 김호령이 경기 후반 중견수로 나서면 버나디나가 우익수로 이동했었다. 기동력과 작전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귀중한 자원이다. 물론 건강해야 한다. 김호령이 새 사령탑의 새 기대에 부응할 것인지 다시 한번 눈길이 쏠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