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화의 스프링캠프는 ‘빅리거’ 류현진(토론토) 합류로 큰 관심을 모았다. 외부 시선은 류현진에게 집중됐지만 한화 내부에선 감독 부재가 큰 화두였다. 고국 베네수엘라 현지 사정으로 여권 배송이 지연된 카를로스 수베로(50) 감독의 캠프 합류가 늦어지면서 우려가 컸다.
한화는 수베로 감독이 오기 전까지 지난해 수석코치였던 대럴 케네디(53) 작전·주루코치에게 감독대행 중책을 맡겼다. 감독 부재로 걱정하던 한화 관계자들에게 케네디 코치는 “걱정하지 말라. 나 마이너리그 감독으로 1000승 한 사람이다”며 안심시켰다. 정확하게는 1915경기 976승939패 승률 5할1푼으로 1000승에는 24승 모자란다.
올해로 25년차 베테랑 코치답게 캠프의 중심을 잡고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포수 출신으로 선수 커리어가 짧았던 케네디 코치는 1998년 만 29세 젊은 나이에 지도자를 시작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루키팀 감독을 시작으로 마이너리그 감독만 무려 21시즌을 지냈다. 수베로 감독이 1999년 텍사스 루키팀 1루 코치로 지도자 첫발을 뗄 때 감독이 바로 케네디 코치였다.

2020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수비 코디네이터로 일했던 케네디 코치는 수베로 감독 제의를 받고 지난해 함께 한화에 왔다. 수석코치로 수베로 감독을 보좌하며 한국 야구를 1년 경험했고, 한화 선수단 파악도 끝냈다. 지난해 수석코치 때부터 수베로 감독이 훈련 일정 짜는 것을 케네디 코치에게 맡길 정도로 끈끈한 신뢰 관계를 자랑한다.
![[사진] 텍사스 레인저스 마이너리그 감독 시절 케네디 코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2/23/202202232314770552_62164e4eb92f3.jpeg)
이번 캠프 기간 수베로 감독과 매일 화상 통화로 연락을 주고받은 케네디 코치는 거제 훈련 첫 날부터 “작년은 리빌딩 기조에 따라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올해는 강한 자가 살아남을 것이다. 우리는 이기는 야구를 할 것이다”며 선수단에 메시지도 분명하게 전달했다. 전체적인 훈련을 총괄하면서 올해부터 맡게 된 작전·주루코치 역할도 수행했다.
지난 18일 입국한 수베로 감독은 24일 격리에서 해제된다. 이날은 선수단 휴일이라 수베로 감독은 25일부터 캠프에 합류한다. 3주 넘게 이어진 케네디 코치의 감독대행 임무도 23일 훈련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케네디 코치는 “오랫동안 이 일을 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즐기는 마음으로 대행을 했다”며 “수베로 감독과도 매일 훈련 내용을 공유했다. 수베로 감독도 공백 없이 팀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제는 코치 본연의 임무로 돌아간다. 지난해에는 수석코치로 덕아웃 안을 지켰지만 올해는 작전·주루 파트를 맡아 3루 코치석에 자리한다. 지난 22~23일 자체 청백전에서 3루 베이스코치로 주자들의 움직임을 컨트롤했다. 마이너리그 감독 시절 3루 코치도 자주 겸했던 케네디 코치는 “그라운드 안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선수들은 물론 팬들과도 소통할 수 있다. 3루 코치로서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공격적인 주루를 이끌겠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