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제도 도입과 관련해 미국 현지에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최근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제도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며 양대 리그 지명타자 도입에 따른 메리트를 구체적인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했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지난 1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구단주 회의를 마친 뒤 “사무국과 선수노조 간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제도 도입에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지난 1973년 아메리칸리그에 도입된 지명타자 제도는 그 동안 내셔널리그에도 몇 차례 도입이 검토됐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단축 시즌에 임시로 채택됐는데 2년이 지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양대 리그 모두 투수가 투구에만 전념할 수 환경이 조성됐다.
매체에 따르면 1900년부터 2021년까지 포지션별 조정득점생산력(wRC+)을 보면 투수의 수치만 해마다 저하됐다. 지난 시즌에도 타석에 들어선 투수의 44.2%가 삼진, 8.7%는 희생번트를 기록했고, 내셔널리그는 투수 앞 8번타자의 자동고의4구 비율이 30.6%를 차지했다. 투수의 타격으로 공격의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는데 지명타자가 생긴다면 공격이 이전보다 활기를 띨 수 있다.
투수가 타석에 서지 않으면 부상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매체는 “2019년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이었던 맥스 슈어저는 번트 연습 도중 코뼈 골절상을 당했다. 다른 투수들의 예상치 못한 부상도 잦았다”고 지적하며 “고액 연봉을 주는 구단, 그리고 이를 받는 선수를 굳이 위험에 빠트릴 이유는 없다. (지명타자 제도 도입은) 분명 메리트가 있다”고 바라봤다.
이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몇몇 아시아 빅리거들에게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일본 야구전문매체 풀카운트는 “오타니는 올해부터 내셔널리그 인터리그에서 지명타자 출전이 가능하다. 그러면 타석수 증가로 더 많은 홈런을 기대할 수 있다”고 관심을 보였다.
김하성의 경우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제이크 크로넨워스 등 파드리스 막강 내야진에 밀려 출전 시간이 적었다. 하지만 지명타자가 도입되면 내야수들의 활발한 로테이션이 이뤄질 수 있다. 슈퍼스타들이 지명타자로 휴식을 취할 때 김하성에게 기회가 간다는 이야기. 또 타격에서도 경쟁을 보인다면 지명타자로 직접 출전이 가능하다.
김하성은 지난달 미국 출국 인터뷰에서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제도 도입과 관련해 “내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잘 준비하겠다”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