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이 심각하게 치닫고 있는 메이저리그. 정상적인 시즌 개막을 하지 못하면 선수들의 금전적 피해도 크다. 특히 FA 자격이 늦춰지는 선수들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도 그 중 한 명이 될지도 모른다.
미국 ‘AP통신’은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지난해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연봉 총액 38억 달러를 정규시즌 일수 186일로 나누면 선수들이 2050만 달러(약 244억원)를 잃게 된다고 전했다. 올해 연봉 2000만 달러 류현진(토론토)도 매일 10만7526달러(약 1억2800만원)씩 손해를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2일부터 시작된 메이저리그 직장 폐쇄는 어느새 3개월 가까이 지났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9번째인 이번 직장 폐쇄는 지난 1994년 8월부터 1995년 3월까지 232일간 이어진 이후 최장 기간이다. 최저 연봉 인상, 연봉조정 신청자격 완화, 수입 분배 등을 놓고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주들과 사무국은 결국 시즌 축소를 압박 카드로 꺼냈다. 오는 4월1일 예정된 시즌 개막을 위한 협상 데드라인으로 3월1일을 설정한 것. 앞으로 5일 내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시즌 축소는 피할 수 없고, 선수들의 서비스 타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AP통신은 ‘정규시즌이 15일 사라지면 일부 선수들의 FA 자격이 1년 늦춰질 수 있다’며 그 대상으로 오타니를 비롯해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 제이크 크로넨워스(샌디에이고), 조나단 인디아(신시내티)를 꼽았다. 오타니는 2023년에서 2024년으로, 알론소는 2024년에서 2025년으로, 크로넨워스는 2025년에서 2026년으로, 인디아는 2026년에서 2027년으로 1년씩 늦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60경기 단축 시즌이었던 2020년에는 선수들의 서비스 타임이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AP통신은 노사 갈등으로 시즌이 축소된 경우 서비스 타임 1년을 인정해준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성기에 FA가 1년씩 미뤄질 서비스 타임 선수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25인 로스터에 172일 이상 등록되면 1시즌으로 인정된다. 올해 정규시즌 186일 중 15일이 사라지면 171일로 서비스 타임 1년을 놓치게 된다. 국제 아마추어 신분으로 에인절스와 계약하며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오타니는 올해로 5년차가 됐다. 정상적이라면 내년까지 6시즌 충족 후 FA가 되지만 직장 폐쇄 변수로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역사적인 투타겸업 시즌을 보내며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한 오타니는 올해 연봉 550만 달러(약 66억원)를 받는다. 지난해 2월 연봉 조정을 신청하지 않고 에인절스와 2년 850만 달러(약 102억원)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연봉 5000만 달러(약 602억원) 선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FA가 되기 전 에인절스가 오타니에게 초대형 연장 계약을 제시할 전망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