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만 던지면 5선발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고 하신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은 지난해, ‘신인왕 0순위’로 각광을 받았다. 강릉고 시절 고교무대를 평정한 좌완 투수였다. 구위와 제구, 변화구의 완성도 모두 신인의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을 받은 게 특별한 이슈가 아니었을 정도다.
하지만 김진욱의 데뷔 시즌은 기대 이하였다. 기대치 자체가 높았기에 받아든 성적표는 아쉬움이 짙을 수밖에 없었다. 39경기 4승6패 8홀드 평균자책점 6,31. 일단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지만 실패에 가까웠다. 이후 불펜으로 전환해서 어느정도 반전에 성공했다. 도쿄올림픽 대표팀에도 발탁돼 큰 무대 경험도 쌓았다.

올해는 일찌감치 선발 전환을 준비했다. 지난해 교육리그부터 착실하게 선발로 준비했고 5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일찌감치 방향을 정해준만큼 착실하게 준비했고 과정도 나름 순조롭다.
지난 21일 자체 시뮬레이션 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진욱은 35개의 공을 던졌고 최고 구속 144km를 기록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는 목표도 어느 정도 달성했다.
첫 시뮬레이션 경기에 대해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졌다”라고 되돌아 보면서 넓어지는 스트라이크 존에 맞춘 투구 전략을 선보이기도 했다고. “스트라이크 존 높은 코스를 의식해서 던졌다. 하이 패스트볼을 던지고 떨어지는 커브를 활용하면 더 효과적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고 맞춰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넓어지는 스트라이크 존은 김진욱에게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높은 타점에서 내리 꽂는 패스트볼의 구위 때문. 구속과 회전수, 수직 무브먼트 모두 최정상급이다. 롯데 R&D팀에 의하면 김진욱의 지난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2km, 평균 회전수 2320rpm, 평균 수직 무브먼트 54.1cm를 찍었다.

특히 수직 무브먼트 값이 인상적이다. 중력의 영향으로 물리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공의 궤적인데, 김진욱의 패스트볼은 중력을 영향을 덜 받고 포수 미트까지 다다른다는 것. 중력의 영향으로 공이 떨어지는 지점에서 무려 54.1cm나 높다는 수치인데, 그만큼 타자 입장에서는 공이 살아서 온다고 느낄 수 있다.
하이 패스트볼과 떨어지는 커브를 활용할 경우 타자의 시선을 교란시켜 강점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김진욱은 “존이 높아졌고 투구 타점도 높다. 하이 패스트볼을 기본으로 슬라이더나 체인지업보다는 떨어지는 커브를 많이 활용하면 타자들과 승부가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구위는 이미 증명됐다. 이제는 선발 투수로서 힘의 분배도 중요해졌다. 그는 “지난해 패스트볼 힘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패스트볼로 많이 승부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선발은 또 다르다. 중요한 상황에서 투구수 관리를 해야하고 1점을 줘도 아웃을 더 잡아야 한다”라며 “체인지업이나 커브 같은 힘 빼고 던질 수 있는 구종으로 힘을 안배하고 패스트볼을 중요할 때 쓰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닝이터가 되기 위한 또 다른 과제는 볼넷이다. 지난해 9이닝 당 볼넷은 이닝 당 1개가 넘는 9.66개(45⅔이닝 49볼넷). 줄여야 했다. 그는 “지난해 제구가 부족했고 고민이 많았다”라며 “이제 선발 투수다. 지난해 패스트볼 컨트롤만 잡으려고 했다면 올해는 변화구 컨트롤도 신경써서 투구수를 줄이려고 한다. 계속 던지다 보면 볼넷도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래리 서튼 감독, 리키 마인홀드 투수코치도 김진욱의 내재된 잠재력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기본부터 끊임없이 주입하고 있다. “마운드에서 템포를 빠르게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씀하신다”라면서 “볼넷을 주면 안된다고 계속 말씀하고 계신다. 맞는 것은 신경 쓰지 않을테니 볼넷만 주지말고 스트라이크만 꽂는다면 5선발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하신다”라고 전했다.
코칭스태프는 김진욱의 선발 안착과 성공의 정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김진욱은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재충전하고 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