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넘어가네, 또 넘어가…야구공 또 잃어버리겠네”
LG 트윈스가 2차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통영 산양스포츠파크. 이곳 야구장은 좌우 펜스거리가 100m로 규모가 작지 않다. 잠실구장의 외야 좌우 파울폴까지 거리(100m)와 똑같다. 다른 점은 야산 중턱을 깎아만든 야구장이라 별도 관중석이 없고, 펜스 뒤쪽이 야산 숲으로 이어진다.
LG 선수들이 프리 배팅 훈련을 하면 심심찮게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 타구가 나온다. 그런데 홈런이 되면 공을 주우러 가기 힘든 구조인데다,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LG의 장타자 이재원이 프리 배팅을 하면 홈런 타구가 많이 나온다. 192cm 거포인 이재원은 손목 힘 등 파워는 엄청난 선수. 2년 연속 2군 홈런왕에 오르며 거포 잠재력을 갖고 있다.
산양스포츠파크에서는 이재원의 파워가 부담스럽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프리 배팅의 절반이 홈런이 되기도 한다. 코칭스태프와 같은 조의 동료 타자들은 이재원의 홈런 타구에 환호성을 지르기 일쑤다.
문제는 홈런이 되면 야구공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LG 구단 직원은 “또 넘어가네. 공 또 잃어버리겠다”고 이재원의 장타에 흐뭇해 하면서도 걱정도 같이 했다.
야구공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프리 배팅 타석 위치를 홈플레이트에서 뒤로 10m 정도 옮겨서 치고 있다. 펜스와의 거리를 멀게 한 것. 그런데도 이재원의 파워는 약 110m 거리를 쉽게 넘겨버린다.
이재원은 LG 타선에서 거포가 될 자질을 갖고 있다. 당장 외야수 주전(김현수, 박해민, 홍창기)들과 경쟁하기는 능력이 부족하지만, 지명타자나 대타, 교체 출장으로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좌타자가 많은 LG 타선에 우타 거포인 이재원이 장타력을 터뜨린다면 LG는 금상첨화다.
이호준 신임 타격코치도 주목하고 있다. 이 코치는 이재원을 장차 LG의 미래를 이끌어갈 타자로 점찍었다. 파워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져 삼진이 많은 이재원은 과거 호쾌한 타격폼에서 컨택 위주의 폼으로 바꾸기도 했다.
이호준 코치는 “삼진을 당해도 된다. 자신있게 자신의 스윙을 하라”고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삼진을 100개 당해도 홈런 20~30개를 치면 된다는 것.
이재원이 통영 캠프에서 매일매일 야구공을 많이 잃어버려도 시즌에서 활약만 해준다면 걱정도 아닐 것이다. /orange@osen.co.kr
